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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야그

늘 돈이 문제!

★진달래★ 2016. 12. 26. 09:36


인간극장에 나오는 고추구판장을 보고서는 고추를 주문하려다가 의외로 가격이 높아서 배추도 그렇고 고추도 비싸니까 올해 김장은 생략하자던 마누라가 마음이 변했는지 그래도 김장을 조금은 하자고 해서 매년 이용하는 전통시장 고추 방앗간을 갔습니다. 수십 년 단골이다 보니 고추 방앗간 사장님인 총각이 알아서 다운된 가격으로 10근을 빻아주더군요.

 

왠일인지 고추 방앗간 사장님이 가리마를 3:7로 하고 있어서 그새 장가를 갔나? 싶어서 물어 봤더니 아직도 총각이라는데 방년 47이라 하더군요. 음, 전통시장에 정말 전통 깊은 점포를 가지고 있는 건실한 총각인데 왜 짝이 생기지 않는지 궁금하더군요. 마누라가 또 이것저것 캐물어서 결혼한 형과 누나가 있는 막내에다 홀로된 어머니 모시고 산다는데 방앗간에 올 때마다 호구조사를 하면서 중매는 언제 하는지 모르겠네요!


 

 

금요일 저녁에 주문한 절인배추 20포기가 배달을 왔는데 씻어오지를 않아서 마누라가 전화를 했더니 씻어주는데 포기당 700원을 더 받는다고 합니다. 세상에 절인배추 주문해가지고 안 씻어주기는 또 처음이라서 늦은 밤에 배추 행궈서 물 빼느라 고생을 했네요. 그냥 매년 주문하던 집에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터인데 마누라 친구가 하도 부탁을 해서 그 집에다 주문을 했더니 이런 사단이 벌어졌습니다. 단골이 왜 편리하고 좋은지 알게 됐습니다. 배추가 비싸더니 포기당 8,000원을 주고 샀답니다.

 

토요일 아침 서양식으로 아침을 떼우고 배추를 치대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군대 간다고 휴학하고 내려온 작은 아들이 김장을 도와주는 탓에 좀 빨리 끝낼 수 있었답니다. 그래도 허리는 여전히 뽀사지려고 하네요. 힘들어요. 근데 말입니다. 아들이 지난 20일 입대지원서를 냈는데 지원한 날짜 세 곳이 다 탈락이라네요. 요즘은 군에 가기도 참 힘듭니다.



 

 

오후에는 때가 껴서 보기 싫다는 베란다 블라인드를 교체하기로 하고 마트에 갔답니다. 새로 개장한 신세계백화점엘 갔는데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다니기가 어렵더군요. 배도 고프고 해서 뭘 좀 먹자고 식당을 갔는데 거기서도 줄, 줄, 줄. 식권 사서 기다리다가 플라스틱 카드에 진동이 오면 음식을 받아와서 먹는 구조인데 앉아서 주문하고 갖다주면 먹는 아재세대인 우리에게는 좀 불편한 방식이더군요. 해물칼국수를 먹는데 마누라는 바지락이 껍데기뿐이라고 해서 내꺼를 한 개 건져줬더니 도로 주더군요. 국물이 깊은 맛은 별로인데 뜨겁기는 엄청 뜨겁더라고요.

 

블라인드 코너에 가서 미리 재어간 높이와 넓이에 맞춰 제품을 고르는데 11년 전에 비해 가격도 엄청 높아졌지만 제품이 다양해졌더군요. 직원안내를 받아 베란다 세 곳의 블라인드를 고르는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더군요. 어디가나 돈이 문제지 질 좋고 예쁜 상품은 경상도말로 새삐까리입디다. 블라인드 값이 달아주는 인건비를 빼고도 무려 70만원 가까이 나왔는데 지난 1년 동안 휴가 못 찾아먹은 보상금이 훌쩍 날아가더군요. 내년에 보상금을 받으면 주방쪽 블라인드를 교체하겠다는 마누라는 참 꿈도 야무집니다.

 

인건비를 벌겠다고 아들이랑 10여 년 전에 설치했던 해 묵은 블라인드 다 철거하고 새로 산 7개를 다는데 해가 지더군요. 늘 그렇듯이 뭔가 새로 사고 보면 역시 돈이 좋긴 좋구나! 를 느끼는데 마누라가 맘에 드는지 몇 번이나 블라인드를 내렸다가 올렸다가 해봅니다. 옛날 블라인드는 햇볕과 불빛이 100% 차단이 안 돼 수면방해가 좀 있었는데 토요일 밤을 지내고 보니 그런 현상은 없어졌네요. 그런데 아들은 방이 너무 어두워서 아침에 깨서도 밤인지 낮인지 구분이 안 된다네요. 그래서 그런지 월요일 아침에도 일어나지를 않더군요.


늦잠자기에 딱 좋은 환경이 됐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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