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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7만원 벌기

★진달래★ 2019. 2. 18. 14:35



토요일, 세차하다가 후미 등이 깨져 있는 걸 알았다. 언제 어디서 어쩌다가 브레이크 등이 깨졌었는지 도저히 기억이 없다.

차가 12년째에 접어들긴 하지만 이제 겨우 52,000km를 달린 것뿐이라 연초 종합검사 때 기사분이 차를 너무 안 탔다고 하기까지 했다. 어쨌든 브레이크 등에 빗물이라도 들어가면 안 되기에 테이프를 붙여서 일주일을 다니다가 오늘 휴가를 낸 김에 고치기로 했다.



대우차 부품가게에 전화해 보니 부품 값만 6만여 원이고 공임비까지 하면 10만원이 넘는다 한다. 차나 사람이나 오래되니 돈이 자꾸 든다. 12년이나 된 차에다 생돈을 더 투자해서 뭐 하나 싶어 중고부품이라도 구해서 고치자고 폐차장 서너 곳에 전화를 해보니 그 부품은 잘 없다고 한다. 개똥도 약에 쓸려면 귀하다고 하더니.



예전 교통계 근무할 때 불법영업으로 고발이 들어와 과태료 때린 폐차장이 한 곳 있는데 혹시나 싶어 거기로 전화를 해봤다. 단번에 있다고 오라고 한다. 다 인연이 있어서 그런 일이 있었겠지...ㅋㅋ.



 

폐차장을 찾아가니 차 장례식장인지라 부서지고 깨진 차들과 해체된 부품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나이가 꽤 많아 보이는 어르신께서 내 차를 한번 씨익! 보고나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브레이크 등 뭉치를 들고 나타나서는 ‘깨끗하지요?’ 한다. 내차 브레이크 등 보다 더 깨끗하다. 2만원이란다.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등을 교체하려는데 아들이 걱정스러운지 괜히 돈 좀 아끼려다가 시동 안 걸리는 거 아니냐고 한다. 왕년 H자동차에서 5년 근무한 아버지 실력을 못 믿는다는 말이지?


 

날이 추워서 콧물이 조금 흘렀지만 완벽하게 등을 교체하고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오는지 봐 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아들이 베란다에 서서 O.K 사인을 보냈다. 7만 원 정도는 벌었다고 했더니 그 돈으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잔다.

 

근처에 개업한 홍익 돈가스집이 맛있다더니 줄서서 20분이나 기다리고 자리를 받아서 더 기다렸다. 나는 새우뽁음밥, 아들은 무슨 처음 보는 돈가스를 시켰는데 먹을 만은 했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남겼는데 아들이 다 먹었다.


둘이 먹고 오라고 했던 마누라는 뭣 때문인지 점심 먹고 오니 심통이  나 있었다. 한 번 더 같이 가자고 권하지 않아 그런 모양이다. 여자는 약간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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