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세상야그

당신도 시간이 이리 잘 가는지요?

★진달래★ 2021. 2. 1. 15:31

세월이 유수라고요? 총알이구먼요. 왜 시간이 이렇게 잘 가는지 모르겠네요. 벌써 2월입니다. 퇴직연금증서를 받고 보니 정말 퇴직했구나 싶은 실감이 납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공무원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직도 가끔은 고질민원인과 다투던 끔찍했던 일들이 꿈에서 보이니 그냥 편하게 놀면서 월급 받지는 않았던가 싶습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기도 합니다. 연금도 한번 받았네요. 출근 부담 없이 늦잠도 자고 반나절 운동하고 마누라하고 이리저리 마실도 다니면서 재미있게 삽니다.

 

 

3년을 선발해서 같이 일했던 기간제 공무원으로부터 톡이 왔더군요. 제가 보냈던 책을 잘 받아보았다면서 자기가 쓴 작품이 있어서 보낼테니 한번 검토해 달라고 주소를 물어보더군요. 원고라면 메일로 받는 게 좋겠다고 하니 굳이 주소가 필요하다더니 이런, 그간 정말 고마웠다고 택배로 가리비를 한 박스 보낸 거 있지요.

 

 

양이 얼마나 많은지 구워 먹고 미역국도 끓여 먹고 사실 미역국에 넣어 먹는 것은 별로 물리도록 먹었네요. 전에도 몇 번이나 채소도 보내주려고 하고 명절 선물도 보내려고 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더니 이제 퇴직했다고.....뇌물 아니라면서 조개를 보내줘서....감사히 먹었습니다.

 

어김없이 때만 되면 한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꽃기린이 참 대견해 보입니다. 추운 베란다에서 굳굳하게, 간간히 위로를 받습니다. 도서관 앞 화정공원의 홍매는 벌써 핀 지가 오래됐더군요. 옆에서 백매화도 피려고 워밍업 중이고....

 

홍매

 

아들이 차를 사야겠노라고 하기에 알아서 해라!” 했더니 영업사원과 주고받은 톡을 보여주는데 헉, 국산차는 거론도 않더군요. 국산차도 좋은 게 많은데 굳이 공무원이 외제차를 사야겠느냐고 했더니 그거하고 차 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하면서, 설에 만나서 의논 좀 할 게 있다고 하는데? 얼마를 보태 달라고 하는 거겠지요? 그래서 작은아들에게 형이 아빠한테 돈 좀 달라고 그러는 거냐? 라고 물어봤더니 전혀 아니라는데 믿을 수가 없습니다. 마누라는 뻔할 뻔자 아니냐고 하는데 설에 와봐야 알겠죠?

 

예전부터 차 이야기만 나오면 마세라티를 이야기해서 말단이 1억이 넘는 차를 어찌 산다고 그러는지 웃고 말았는데 그래도 급을 좀 낮춰서 산다니 그나마 안심이 좀 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설에 몇천은 깨지게 생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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