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집안야그

공짜2~~~

★진달래★ 2005. 4. 12. 13:46
 

모텔 앞에서 들어가던 차와 나오던 차가 아차 순간에 그만 박치기를 해버렸는데....기타 양차의 운전사가 차에서 내려보지도 않구서 눈만 끔쩍거리면서 순식간에 무언의 합의(니차 니가 고치고 내차 내가 고치고)를 끝내고 황급히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교통사고 처리 시간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네스북 감이라 책에 올리려고 그 차의 기사를 아직까지 찾고 있다는데 혹시 알고 있으면 제보 좀 하시기를....아마도 이 사람들은 무지 바쁜 사람인 모양


작금이 소불알처럼 늘어지는 뉴월을 앞에 둔 가정의 달이다 보니 관급 행사가 얼매나 자주 열리는지 오늘 아침만 해도 왕림하시어 한 말씀 해줍시사 하는(사실은 찬조금이 목적)공문이 세통이나 왔는디 참으로 해골이 복잡해지는 요즈음입니다.


생업이 그 넘의 말씀을 쓰는 일이다본게 매일 입에 발린 소리나 하고 있으면서도 어떤 때는 정말 사람들이 그 말씀을 듣고 감동씩이나 받는 것인지 되게 궁금해지곤 합니다.


하긴 저도 피연설자로서 그저 그런 행사에 참석을 해봤습니다만 감동은 무슨 개코에? 그저 지겹기만 하고 저 인간 입에 발린 소리 되게 많이 하네 뭐 이런 느낌은 자주 받았습니다. 나도 그런데 시민들에게 듣기 좋은 소리 맹그는거 이거 쉬운 일 아닙니다.


그래서 지는 시간이 쪼매나면 머리 식히러 낚시를 가곤 하는데 어제도 골이 좀 복잡해서 월척 땡기는 꿈이나 실현해 볼까 하고 속으로 감상에 젖어 있었더랬는데 “낚시는 무슨! 애들 교육상 거기 가야지!!!”하는 마누라(이땐 여편네) 한마디에 꿈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불쌍한 애비... 남정네....


거기가 어디냐고여? 동네 환경보호협의회에서 철쭉길 걷기 산행을 하는데 허수아비 만들기 연날리기 o x 퀴즈 그리고 경품 추첨 뭐 이딴걸 또 한다는 겁니다. 히히히~~~ 7전7기 경품 추첨에 또 희망을 걸고.......지가 부처도 아니고 ......욕심 버리기가 어디 쉽습니까? 근데 우리 마누라 경품주는덴 무슨 정보가 그리 빠른거야 거.....


근데요 왜 일요일만 되면 이런 행사를 해서 불쌍한 월급쟁이 머리도 몬 식히구로 하냐는 겁니다.......우쨌던 엄처의 명령을 받들어 문방구 가서 3800원의 거금을 들여 두 아들의 연을 사 왔지요. 연날기의 우승상품에 관심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허지요 잉.......


일욜 아침.... 지가 무슨 다이어또 하는 것도 아닌 것이 밥 천천히 먹기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늦둥이를 얼방 조져서 아침 밥을 해치우고 시간 맞춰 집합장소에 갔는데 얼레리 거기서도 어김없이 코리언타임이 적용되고 있더라는 겁니다. 


환경운동할 동민들은 바글바글 나왔는데 주최측에서는 빈의자만 주루루 놓여 있고...애 밥이나 천천히 먹이고 나올걸 엔간히 쫄아대더니...하는 마누라의 잔소리를 덤으로 듣고 욕이 실실 나오는걸 참으면서... 시간을 한 30여분 넘기고서 드뎌 시작하는구나 싶은데 이건 또 그 땡볕 속에서 줄줄이 인사말씀이 이어지는데 쫌만 더 있었으면 뒷통수 다 벗겨지고 말았을거여. 인간들이 무슨 할말이 그리 많은지?.


하도 많은 인간들의 축사가 계속 이어지니깐 내 뒷줄에 선 아지매가 한 말씀 부르짓기를 “앞에 사람들도 좀 서 있으면 안되나? 우리는 세워 놓구서....”  하는데 거 참 속이 시원한 것이 시간 있으면 어디 가서 같이 한잔 하자고 할뻔 했구먼.........난 이런 아지매가 좋아여.


좌우지간 고통의 시간을 다 보내고 간식을 타는데 그 참 간식 타는 줄은 전혀 지겹지가 않은 것이 이상하게 줄도 잘 서지더라구요. 출발! 음악이 울리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그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걸 보면 역시 경품의 위력은 무시무시하다 뭐 그런걸 실감했슴다.


모두들 숨이 턱에 닿아 물! 물! 하면서 중간 기착점인 작은 암자에 도착했는데 아! 글씨 그 암자에서 무슨 연유인지(초파일날 수금이 부진했나?) 물을 잠궈 버려서 물을 달라! 물이 안나온다! 하며 주최측 인사와 암자 관계자와 쌈이 붙어 결국 중넘 소리까지 나오고 자비를 베풀어야 할 절이 이래서 되는가라고 나를 비롯한 동민들이 뭉쳐 성토를 한참하다가 결국 우는 아이 달래가며 다시 산행을 시작하여 정상에 도착하였는데.....


빌어먹을... 심사 10분전입니다! 라는 방송이 나오기까지 이 넘의 연이 뜨기를 해야 말이지요. 거금 1900원짜리 연 두 개가 10미터를 못 날아올라서는 뺑글거리다가 땅바닥에 처박히기를 수십번 우리 얼라들 입이 10미터도 더 나와 버렸심다. 내려가면 내 이 넘의 문방구를 때려 부숴 버려야지....똥심만 쓰다가 허무하게 심사는 끝나고....그냥 발로 뭉개 버렸심다.... 그 두 연 넘을(?)


부글부글하는 허망한 심사를 끌어안고설랑 소나무 그늘 아래서 컵라면을 먹는데 그 넘의 라면은 또 얼마나 독하게 뜨거운지 반도 못 먹고 있는데 연날리기 심사 발표한다고 해서 등수에 들 택도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에라이 등신아 날지도 못하는 연을 갖고 와서 뭘 바래! 하는 것 같아 벌쭘하게 서 있는 날 보고 마이크 잡은 양반이 빙긋이 웃으면서 참가상이여! 하고 주는걸 받아서 애들한테 6등이라고 꽁을 치고....


처음의 그 자리에 가야 경품 추첨을 한다고 해서 입이 댓발 나온 애들을 구슬러 하산을 시작하는데 큰 넘이 “아빠 경품은 포기합시다...우리가 한두번 해봤나요?” 하면서 김을 빼기 시작하더니 학교 체육시간에 씨름을 열판 해서 도저히 못 걷겠다고 하는데야 지엄마가 아무리 팔짝팔짝 뛰어도 소용이 없지요.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경품 추첨 장소에 갔더니 엄마야! 벌써 경품추첨이 끝나서 사람새끼 하나 안보이는데야 우들이 어쩔거시여! 우리 마누라 넘하네 넘해 하면서 행사주관자들을 탓해 봐야 버스 떠나고 손 흔드는거지.....차에 타자마자 애들은 지쳐 떨어져 잠들고 ......낚시나 갔으면 오늘은 꼭 잘 생긴 월척을 하나 건졌을 것 같아...울화가 스멀스멀 치미는 것이....


어이구...이게 애들 교육상 환경보호 운동 하는 거여 이 여편네야 싶은게 ...또 다시 앞 이빨 악물고 맹세하는 것이 내 이 넘의 철쭉길 걷기에 두 번 다시 오나 보라! 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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