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집안야그

돈이 뭔지 증말..

★진달래★ 2005. 4. 12. 13:51
 


지난 일욜 고향 가서 묘제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새벽 6시 깜깜한 밤에 차를 달리자니 정말 해마다 이런 행사를 되풀이해야 되나 싶기도 하고....새벽 낚시 갈 때는 이런 기분이 안 드는데 그 참......산중 좌판에 음식 진설하고 절 할려고 하니 비가 쏟아지더군요.


조상귀신께서도 이런 우중충한 날씨는 이해할 것이다라고 우리들 맘대로 추정하고 절도 줄이고 예도 줄이고 해서 얼른 음식을 거두었습니다.


문중의 각 집안이 모이는 장소에 도착했더만은 평소 그렇게 깐깐하게 법도를 찾으시는 어른께서도 겨울비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시면서 다 젖은 갓끈을 손으로 훌치며 그만 각자 주거지로 하산하라 그러시더군요.


평소 같으면야 각 문중의 음식을 한곳에 모아 묘제에 참석한 머릿수대로 음식봉지를 만드는데 이게 적어도 세시간을 부대껴야 하는지라 그냥 하산하라시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어르신 맘 바뀔까봐 그냥 날라 내려 왔습니다.


산신제 지내던 선산입구에 오니 문중의 다른 집안식구들이 있어 인사를 나누는데 문중의 제일 부잣집들인지라 그야말로 행색도 법도가 있게 도포를 내려뜨리고 머시기 폼도 좀 나고......월급쟁이 뿐인 우리집하고는 안할래도 비교가 되는거시......쩝쩝쩝......“차”라는게 말이죠...그거...그냥 교통수단의 일종으로 치부하면 마음이 좀 편한데 이런 젠장 돈 많다고 우세하는건지......집안 형제가 나란히 체어맨 4대에 빼꼭하니 가족을 싣고 왔는데....


언넘 기가 좀 죽더이다......나도 사람인데....오다가 우리 형님 10년 넘은 12인승 승합차 시동이 꺼져 가지고설랑......화가 나서 형님도 돈 좀 쓰고 사쇼! 소리가 삐질삐질 나오는 걸 참고 있는데...장조카라는 넘이 삼촌 오다가 울산에서 3번이나 시동 꺼졌어요! 하는데는 손발 다 들었시오.


점심을 시루떡으로 떼우고........비 맞으면서 산으로 돌아댕기니까 얼마나 배가 고프던지......작으나마 봉투하나 작은어머니께 드리고 집에 올려고 하는데 형님이 내차에 타는 겁니다. 쌀 좀 가져가라 그러더군요. 고향에 있는 논밭을 남에게 도지로 준게 쪼께 있는데 세로 쌀을 받거던요.


사실 말을 안하지만서두 벌초하고 묘제 지내러 오는 이유 중엔 쌀 두어가마니 얻어가는 재미도 포함돼 있습니다요 ㅋㅋㅋㅋㅋ...그것도 참석 안하면 못 얻어가니 이때쯤 되면 마누라 은근히 묘제에 갔다 오라고 그러기도 하고......


그랴서 트렁크에 쌀 두가마 실어 놓으니 갑작스리 부자가 된 기분이 됨시로 아까 그 체어맨 밸로 부럽지 않더만요. 무게가 실리니 차도 얼마나 잘 나가던지...일단 서너달 묵을꺼는 해결 됐심다.


넨장 간사하게 보이그로 공짜는 왜 이리 사람을 푸근하게 하는지.........으.......속물!

'집안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쌈은 피곤해!  (0) 2005.04.12
딸내미들은 도둑년이여  (0) 2005.04.12
엄마와 장모님  (0) 2005.04.12
공짜2~~~  (0) 2005.04.12
반풍수 사람잡네  (0) 200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