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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야그

부부쌈은 피곤해!

★진달래★ 2005. 4. 12. 14:05
 

엄청 피곤했던 지난 주말이였습니다.

아니 일방적으로 깨진 주말이였습니다.


지난 목요일 약속이 있어서 늦게까지 술을 좀 마시게 되었지요. 금욜 출근은 으례 그랬듯이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여직원에게 콜해서 카풀하게 되었고요.


근데 사단이 난 것은 아파트 앞에서 여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본 어떤 아파트 할머니가 마누라에게 이야기 한 것이 화근이 된 겁니다.


전에도 몇 번 차라리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가지 왜 여직원을 귀찮게 하는 거냐고 타박을 들었던 터라 그 뒤로 안타고 다니는 줄 알고 있던 마누라가 화가 난 거지요.


사실 술이 덜깬 상태에서 택시 잡는 것도 귀찮고 콩나물 버스 타는 것은 더 싫고 그래서 쉬운대로 여직원 차에 얹혀가는 건데 마누라는 이게 너무 싫었던가 봅니다.


금요일 저녁 자려다가 일어나서 말다툼하기 시작한 것이 일요일 저녁까지 이어졌습니다. 정말 별거 아닌 걸 가지고 싸운다더니 그거 엄청 힘들더군요.


둘이 무슨 썸씽이 있는 거 아니냐? 나를 무시하는 거냐? 로 시작해서 일요일 낮에는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자 해서 맥주 집까지 갔는데 문을 안 열어서 결국 비 맞으면서 공원 벤치에 앉아 결판을 지었습니다.


다시는 그 여직원 차를 안타고 다니는 걸로......편리함과 향긋한 내음새를 풍기는 아가씨의 차를 탄다는 모든 잇점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갈라서는 도장을 찍어야 될 그런 험악한 지경인데 어쩌겠습니까?


내가 뭐 박찬호도 아닌데 어떻게 싸웠다 하면 패전만 기록하게 되는 것인지 좌우지간  짜증이 나서 두끼를 굶고 잠만 퍼질러 잤더니 배가 고파서.....이거 참 세상이 진실한 사나이 맘을 이렇게 몰라주어서야 원.....나 지금 엄청 피곤해여.           200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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