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하트야그

사랑이 뭐게?

★진달래★ 2006. 7. 23. 18:28
 

 

날씨 닮아 그냥 스산한 연휴,

출근해서 일하는 것이 일상건강에 훨씬 좋을 듯 합니다.

전신의 피로처럼 눅지근한 것이 전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이 형이하학적인 우울은 사람의 정신까지 초라하게 만듭니다.


엊저녁 공원에서 너무 늦게까지 공을 차고 배드민턴을 친 탓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10시가 넘었습니다. 몇번이나 잔소리를 해대는 분리수거-장마라고 관리실에서 며칠 미룬 탓에 양이 엄청난 것을-를 해결하고 자전거를 타러 갔습니다.


개천을 따라 잘 만들어 놓았던 자전거도로가 이번 장마와 태풍에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토목공사에는 문외한이지만 다리 밑 쉼터의 벽돌이 하나도 남김없이 쓸려간 걸 보면 우수량 예측에 영 실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혈세라는 시민예산을 들여 공원을 만들면서 일년도 안돼 이런 형편이 된다는 건 다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웅덩이를 피해 타다가 걷다하다 보니 땀이 흘렀습니다. 비는 내렸다 말았다 하는 가운데 많은 시민들이 개천에 낚시를 담구고 오후를 즐기고 있습니다. 개천가로 늘어선 파라솔이 시시한 바닷가 피서지보다 많습니다.


빗줄기가 거세져 빨리 달리는 도중에 낚시하는 한 부부를 보았습니다. 남자는 초보조사인지 아직 찌맞춤을 하지 않은 멍텅구리 채비를 열심히 던지고 있고 여자는 작은 우산을 열심히 남자 머리위로 씌워주고 있는 겁니다. 자기 옷 젖는 거는 전혀 개의치 않으면서 남자가 비에 젖을까봐 몹시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엔간하면 파라솔이나 하나 장만하지 싶어서 바라보고 있자니 뭣이 그리 즐거운지 그 부부는 연신 웃고 이야기하는 폼이 너무 다정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남자가 막 낚시에 입문을 했거나 최근에 재미를 붙인 걸로 보이는데 남자가 좋아하는 일을 저리 즐겁게 옆에서 거들어 줄 수 있는 여자가 있다는 것은 큰 행복임에 틀림없는 일입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비오는 데서 내가 낚시를 하고 있으면 우리 마누라 저리 우산을 받쳐줄 수 있을까?.........하이고...천만에 만만에 콩떡이지 싶습니다. 꿈도 야무집니다.


아마 우리 마누ㅡ라 대번에 이러겠지요!

“이기 무슨 청승이고 할일 없으면 낮잠이나 자지~~~ㅠㅠ”


절실한 사랑의 지속기간은 1년6개월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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