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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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지리(漁父之利)

결혼 생각이 ‘아직’이라던 아들이 근래에 눈 맞은 아가씨가 생겼다. 콩 까풀이 씐듯하다. 업무상 자주 들리던 은행의 차장이 대전시에 근무하는 여직원을 소개해준 모양인데 아들도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의 여자를 찾기는 힘들 것 같다고 한다. 아가씨는 아들보다 한 직급이 위이고 어머니가 대전시의 사무관으로 재직 중이라 했다. 그간 직장 상사 몇몇이 소개팅을 주선해 주기도 했는데 다들 별로라고 시큰둥하기에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다. 근데 아들이 추석을 쇠러 오는 날 아가씨가 같이 온다고 했다. 부랴부랴 추석 하루 전날 영업하는 식당을 찾아 예약하고 기차역에 가서 둘을 픽업해 왔다. 서로가 공무원 집안이라 얘기도 별 어렵지 아니하고 편한 분위기에서 식사하고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집에 와서 잠시 쉬다가 기차역에 ..

집안야그 2022.09.17

책 발간, 그리고 배움.....

퇴직 이후 낸 첫 번째 수필집 ‘아들! 요즘 좀 어떠니?’ 가 생각보다 좋은 평을 받은 덕인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 신청했던 창작지원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되어 두 번째 수필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제목과 표지 디자인이 참 살갑게 다가온다는 지인들의 얘기가 있는데 책이 좀 알려지려나요? 하하 지원금만 해도 감지덕지입니다. 우리 시에 총 4명이 선정되었는데 갈수록 지원금 받기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되나 봅니다. 권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큐멘터리 필름 메이킹이라는 수업에 동참하게 되었는데 날이 갈수록 재미가 있습니다. 어제까지 총 15시간 수업을 들었는데 실습하느라 카메라를 메고 거리에서 촬영해보니 어찌나 팔이 아픈지? 카메라 무게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우리가 무심코 보는 티비나 영화의 좋은 장면 하나 잡으려고 그 ..

기록야그 2022.09.03

아들 국외 출장

오후 5시 48분에 보낸 텔레그램에 밤 11시가 넘도록 소식이 없어서 내심 혼자 걱정하다가 혹시나 작은아들하고 문자가 있었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바쁘겠죠!’하고는 무심하게 말한다. 설마 무슨 일이 있겠냐? 하면서도 새벽에 자다 깨 꾸물거리다가 7시쯤 캐나다에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찜찜한 마음에 걱정이 더 되는데 아침밥을 먹으면서 어제부터 소식이 없다고 마누라에게 말하니 괜한 걱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스치는 미세한 안면근육의 움직임으로 보아 마누라도 걱정이 되나 보다. 사과를 먹는데 연락이 온다. 시차 적응이 덜 됐는지 아직도 잠들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어제는 학생들과 뒤풀이를 하느라 늦게 잠들었다고 했다. 유월 마지막 주에 캐나다 출장을 간다고 집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지난 10일 대전지역 장학생 ..

애들야그 202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