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세상야그 344

첫외출

사람들의 왕래도 많고 길고양이 개체수도 많은 산책로에 어미오리는 어디에 알을 낳고 품어서 이렇게 많은 가족을 이끌고 첫외출을 나왔는지? 어미오리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귀한 장면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귀여움에 사람들이 끔뻑 넘어간다. 어느 사진 작가는 도심에서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을 촬영했노라고 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지난 5월 12일 사진인데 그날 이후로 한번도 오리가족을 보지 못했다. 이소를 했는지? 아니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바람에 불안감을 느껴 숨은 건지? 지난 토, 일요일 장마 같은 비가 잠시 소강한 틈에 폐수가 흘렀는지 작은 물고기들이 배를 뒤집고 죽었는데 새끼오리들은 무사할까? 신경이 쓰였다. 산책때마다 첫 만남의 장소를 지나치노라면 저절로 눈길이..

세상야그 2021.05.22

당신도 시간이 이리 잘 가는지요?

세월이 유수라고요? 총알이구먼요. 왜 시간이 이렇게 잘 가는지 모르겠네요. 벌써 2월입니다. 퇴직연금증서를 받고 보니 정말 퇴직했구나 싶은 실감이 납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공무원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직도 가끔은 고질민원인과 다투던 끔찍했던 일들이 꿈에서 보이니 그냥 편하게 놀면서 월급 받지는 않았던가 싶습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기도 합니다. 연금도 한번 받았네요. 출근 부담 없이 늦잠도 자고 반나절 운동하고 마누라하고 이리저리 마실도 다니면서 재미있게 삽니다. 3년을 선발해서 같이 일했던 기간제 공무원으로부터 톡이 왔더군요. 제가 보냈던 책을 잘 받아보았다면서 자기가 쓴 작품이 있어서 보낼테니 한번 검토해 달라고 주소를 물어보더군요. 원고라면 메일로 받는 게 좋겠다고 하니 굳이 주소가 ..

세상야그 2021.02.01

어르신유치원-자원봉사

공로연수 과제 중의 하나인 1주일 자원봉사활동을 어제 마쳤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봉사활동 장소가 딱히 없어서 시간을 못 채울까 걱정하던 와중에 어르신유치원에서 2명을 지원 받는다는 공지가 떠서 신청을 했더니 다행히 선정이 됐더군요. 자원봉사에 대해 말로만 듣다가 과제할 생각에 지원을 하긴 했지만 그게 만만치 않더군요. 정말 봉사를 하겠다는 진정성이 없이는 봉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겠더라고요. 첫날 10분 일찍 어르신유치원에 도착해 보니 진짜 그냥 유치원이더군요. 아이들 유치원이나 진배없더라고요. 종일 음악 틀어놓고, 진짜 일주일 동안 트로트를 귀가 아프게 들었네요. 어르신들 티비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한쪽에는 주무시고, 한쪽에는 다투시고, 한쪽에는 똥 싸러 가야한다고 부르고...ㅎㅎ. 직원이 12명 ..

세상야그 2020.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