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야간근무 때에 기계가 말썽을 일으키면 아주 당연히 불려 나오는 직원이 있습디다. 연예계로 진출하면 아주 뜰 것 같이 잘 생긴 얼굴에 키가 훤칠한 총각인데 요즘 뜨겁게 연애를 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지난 금요일 야근하면서 밤 10시까지 작업을 시켰었는데 초과근무 등록을 안 하고 가는 겁니다. 그래서 등록을 하고 가라고 했더니 “저는 수당이 없습니다!” 하는 겁니다.
그래서 자초지종 설명을 들었더니 일용직이라서 야근을 해봐야 수당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뻑하면 불러내 야근을 시키는데 처지가 그렇다보니 거절할 수도 없고! 하는 겁니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마음이 숙연해지더군요.
오늘 점심 때에 담당 직원을 만나 이런 차별에 대해 개선할 방안이 없냐고? 일하러 나온 직원에게 왜 야근수당을 못 챙겨 주냐고 의논을 해봤습니다. 명분은 분명한데도 제도가 그렇지 못하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불합리한 일이지요. 최근 전국적으로 공무원들이 하지도 않은 초과근무 수당을 단체로 타먹다가 들통이 나서 난리를 치고 있는데 근무한 직원에게 수당을 못 챙겨 주다니 말이 되는 소립니까?
근데 가만히 듣고 있던 나이 많은 옆자리 직원이 급하면 나와서 일 좀 할 수도 있지 본인이 그런 불평을 합디까? 하면서 당장 불러오라고 화를 벌컥 내는 겁니다. 그렇게 안 봤던 사람이 지독히 권위적이고 구시대적이더군요.
언성이 높아졌지요!
당신 같으면 수당 없이 밤중에 나와서 야근할 수 있느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노상 불러낸다는데! 걔한테 수당 챙겨주는 것이 문제라면 일 안하고 초과수당 타가는 사무관한테도 당신 항의해야 되는 거 아니냐?.....더 이상 말을 안하더군요!
결국 낯만 붉히고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었습니다만.....사람 차별에 대한 불합리는 충분히 공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도 안하면서 휴일 출근해서 초과근무 등록을 하고 수당을 타가는 현실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들은 이리저리 말 한마디 못하고 지내는 겁니다.
되든 안 되든 야간에 호출되면 일단 지문등록을 하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하면서도 좋은 게 좋지요! 하는 총각 얼굴에 그늘이 지더군요.
언제쯤 같은 일을 하는 직장인에게 똑 같은 대우와 차별없는 수당이 전해질런지....참 아득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