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야그

마누라 길들이기!

★진달래★ 2007. 11. 2. 15:05
 

곤장때리기

 

부부 쌈을 벌인지 일주일쨉니다!

그러고 보니 각방 쓴지도 일주일째군요!

 

지난 일요일 저녁 부아가 나서 친구랑 소주 한잔하고 들어와 자고 일어났는데 옆구리가 허전하더니 마누라가 늦둥이 방에서 잤나 봅니다.


그렇게 지금까지...뭐...혼자 안방을 독차지 하고 자보니 널널한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목요일부터 늦둥이가 이틀은 아빠하고 하루는 엄마하고 자기로 했다고 안방으로 오는 바람에 이불 덮어주느라 몇 번 자다 깨니 널널하게 편하던 것도 어디 가고 없습니다.


자식이 무엇인지....아이가 아니면 집안에서 사람소리 하나 안 들립니다. 어쩌든지 애비 에미를 화해시켜 보려고 늦둥이가 무지 애를 씁니다만 아직은 둘 다 화해의 그럴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뭐 좀 오래갈 것 같다는 느낌이.....마누라는 마누라대로 저는 저대로 속으로 얼마나 잔머리를 굴리고 있는지 마주 앉아서 밥 먹을 때면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사각사각 납니다.


부부는 천하에 하나라도 서로 속이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마누라의 지론이고 저도 뭐 거기에 맞춰주려고 사대육신을 바쁘게 뛰고 오무리며 사는데 가끔 이번처럼 부딪칠 때가 있습니다.


어느 부부든 싸움의 원인이 아주 소소한 것일 때도 있고 바람이라든지 도박이라든지 큰 꺼리가 있을 때도 있지만 저는 늘 소소한 일거리로 대판을 벌였습니다.


이번에도 20여년이 더 지난 대학 때의 미팅상대였던 아지매가 뜬금없이 얼굴 한번 보자고 전화하기까지는 아주 평화롭고 즐거운 휴일 저녁이었습니다.


통화시간의 그 짧은 찰라!

그 아지매가 무슨 좋은 일이 생겼는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하하호호 웃으면서 끈질기게 나와 줄 것을 요구했고 나는 어설프게 마누라의 눈치를 살폈던 바 그런 내 태도가 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디다.


어쨌던 저는 만나기를 거부하고 애들과 사이좋게 잘 놀고 있는데 느닷없이 마누라 왈! 무엇 때문에 그렇게 그 여자한테 저자세였는지? 를 따져드니 기가 막히게 된 거였고 쌈판이 산불처럼 크게 번졌던 것입니다.


부부는 신뢰와 상호존중의 관계니 하는 혓바닥에 침을 발라야 하는 이런 좋은 이야기는 왜 싸울 당시에는 전혀 기억에 떠올려지지 않는지 참 이상한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여편네가 한마디도 더 못하고 입을 딱 닫게 할 수 없을까 하는 지금 생각하면 참 치졸하고도 웃기는 발상만 계속하고 있었으니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인간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아침에 보니 마누라 얼굴에 쬐매 웃음기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한 것이 착각이겠지만 늦게나마 제 죄를 깨우쳤기를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습니다....!ㅋㅋ


좌우지간 이불보따리 들고 안방으로 와서 완전 항복하기 전에는 절대로 화해를 안 해줄 생각인데 그러려고 하고 보니 주말휴일 이틀이 무지 갑갑하지 않을까 그게 걱정입니다.


으휴~~~사는 게 뭔지!

속이 빤한 인간끼리의 소모전은 매우 지루하고 느끼한 것이 아주 재미없는 연속극처럼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