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 끝!
7녀2남의 생산자이시면서 지금은 위세가 조금 꺽이셨지만 그래도 아직 원기 왕성한 김씨 집안의 기둥이신 장인어르신의 8순 생신을 댕겨 왔습니다. 7순 잔치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흘렀더군요.
일곱 사위들은 10여년 전보다 훨씬 힘이 빠지고 머리도 희끗해져서 나이 먹은 티가 완연한 데 어찌된 일인지 장인어르신은 집 마당에 소나무 장작을 산처럼 쌓아 놓으신 것이 하루에 일곱 번씩 이웃한 벌목장에서 버리는 소나무를 잘라 지게로 져 오셨다고 합니다.
아직도 장사십니다.
뭐 7녀2남을 만드셨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요.
집안 대소사로 자식들이 다 모이면 40여명 가까운 대가족이라서 이번에도 인근 모텔에 방을 세 개 예약을 해뒀었는데 두 집이 참석을 못해 해약하기도 했지요!
그래도 30여명 가까운 가족이 작은 집에서 뽁딱거리니 오랜만에 사람 사는 집 같다고 좋아하시고 아침에 일어나 인사를 드리니 이 많은 식구가 밤새 어느 구멍에서 다 잤냐고 웃으십디다.
일요일 근무하는 사위들이 있어서 밤 2시에 촛불을 켜고 생일잔치를 했는데 케익을 두고 노래하는 데에는 역시 손자손녀가 많으니 그것 또한 참 보기 좋습디다. 다복하다는 것이 그런 게 아닐런지요!
저는 이집의 넷째 사위인데 처가 처녀시절 돈을 좀 잘 벌어서 처갓집 가세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들었는데 장모님께서는 항상 좀 더 있다가 맨 나중에 가라고 하시지요. 그건 늘 따로 챙겨 주시는 게 있기 때문입니다.
뭐 이번에도 트렁크가 미어지도록 한 차 가득 싣고 돌아왔는데 이것으로 올 겨울 월동준비는 끝났습니다.
장모님 직접 담그신 막걸리부터 유기농 쌀 고추 마늘 젓갈 밤 참기름 굴.....뭐 한 스무가지는 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무우가 풍작이라고 이웃하고 나눠 먹으라시며 세푸대나 주셔서 마누라는 지금 그걸 이웃집에 배달 중이고요.
시제 모시러 가서 얻어 온 쌀 한가마하고 이번 처가에서 얻어 온 쌀 한가마면 내년은 쌀 걱정은 없을 거 같아 부자된 느낌입니다.
어르신 생신봉투를 좀 넉넉히 만들었더니 마누라도 한결 나긋나긋해졌고요.....ㅋㅋ 사는 게 뭐 별거랍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