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야그

세상살맛!

★진달래★ 2008. 4. 28. 20:57

 

 

출근한 여직원이 전화 한통을 받고서는 얼굴이 사색이 되더군요.


간밤에 개인 사업하는 동생이 오트바이를 타고 물건을 배달하던 중 차에 받혔고 지금 대학병원이며 뇌수술이 급하다는 데 병실이 없다는 올케의 전화라고 했습니다.


이리저리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바쁘던 차 한시간 후 쯤 병실이 확보됐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렇게 병실이 없어 난리를 피던 병원에 어디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면 떡하니 빈방이 나오니 우리나라 참 이상한 나라이고 좋은 나라인가 봅니다.


오전 조퇴를 내고 여직원은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소식을 들으니 MRI 촬영 결과 뇌에 피가 고였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경찰에 진술한 운전자의 증언이 100% 동생의 잘못이라고 하더랍니다.


여직원의 동생은 기절을 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니 차량 운전자의 이야기가 가장 신빙성이 있을 수 밖에요...헬멧을 썼기에 망정이지 즉사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반나절이 흐른 오후 5시쯤 여직원이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크크 세상은 살만하다는 거 아닙니까?


해당 경찰서에서 보호자를 찾아서 갔더니 생판 낯모르는 남자가 두 사람(자기들끼리도 잘 모르는)이 와 있는데 사고 목격자라고 하더랍니다.


그 두사람의 첫마디가 오트바이 운전자가 다 덮어쓸 것 같아서 왔다면서 차량이 신호위반에 과속이더라고 증언했다네요.


뒤이어 다시 불려 나온 젊은 여자운전자는 어린 아들을 태우고 사고를 내고서도 그렇게 거짓말을 해서 부끄럽지도 않으냐는 경찰의 호통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수를 했다고 하고요.


다 같이 바쁜 세상을 살면서 그렇게 정의에 편에서 진실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아주 기쁜 일 아니겠습니까? 오랜만에 “대한민국 파이팅~~!” 이라는 소리 질러 보고 싶어졌습니다.

 

기분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