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감동..흥~이닷!
열대야란 놈과 씨름하느라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정전이라고....이 더위에 에어컨도 못 돌리게 무슨 정전씩이냐고? 마누라가 난리를 떱니다.
새벽 2시 찜통더위에 선풍기도 안 돌아가고 전등도 안 들어오고 정전이 맞긴 맞습디다. 메인 스위치를 올리면 똑 떨어지고 올리면 똑 떨어지고, 제법 정전이 오래 됐는지 냉동실의 아이스크림이 약간 흐물흐물해졌더구만요.
작은 스위치를 하나하나 올려보니 마지막 스위치에서 메인스위치가 똑 내려오는지라 아마 고놈에게 연결된 뭐에 누전이 생기는 가 봅디다.
겨우 선풍기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관리실에 전화를 했더니 에어컨에서 누전이 다량 발생한다는 겁니다. 마누라 걱정이 태산이 됐습니다. 베란다가 약간 남서쪽이라 오후에 정말 덥거던요.
아침 일찍 에어컨 회사에다 서비스신청을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그놈의 기계음 있지요. 최고의 감동을 드리는 무슨 전자~~~! 로 시작되는..... 해당되는 번호를 누르라는데 그것도 마지막 9번이더군요. 그걸 다 듣고 있으려니 또 짜증이 몰려드는 것이~~~!
상담원 말씀이 일손이 딸려서 서비스는 월말에나 가능하다고....무려 보름을 기다려야 된답니다. 아니 도대체 그게 말이 되는 시츄에이션이냐고? 버럭하니 무조건 이해를 해주십시오! 하는데....이런 넨장할....팔 때는 간을 빼주면서...^^
여름 한철 돌리려고 산 에어컨을 가장 성수기에 보름 동안 그냥 세워두라니....이해는 하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 되서 서비스지점장에게 어떻게 좀 안되겠냐고? “왕”이라는 소비자가 사정을 해봤지만....씨도 멕히지 않았습니다.
지랄.....이게 최고의 감동을 드리는 전자회사냐~~!
어제 아침 퇴근해서 완전무장(빤스만 걸치고)하고 에어컨을 해부했습니다. 에어컨 그거 껍데기만 컸지 분해해 보니 속은 텅 비었더군요. 내부에 붙여 놓은 회로도가 어찌나 깨알 같은 글씬지 돋보기로 봐가면서 아무거나 막 뜯어보았지요.
마누라는 소파에 삐뚜름하게 누워 옥수수 뜯으면서 “반풍수가 뭘 알고 에어컨을 뜯느냐고?” 잔소리를 하고 늦둥이는 아빠를 믿는다고....
휴즈가 나갔나 싶은데 아무리 찾아도 휴즈 같은 거는 안 보이고 이것저것 주물락주물락....뜯은 김에 흡입기 스폰지 들어내서 말끔히 씻고....
도대체 누전이 될만한 데가 없어서, 마! 도로 조립을 했습니다. 고장 난 데 없다고 하니 마누라 웃으면서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기 아니냐고? 이리 대우를 못 받으니 참 큰일입니다. 젠장!
조립을 마치고 이거 안돌아가면 체면이 말이 아닌데 싶으면서 늦둥이하고 하나 둘 셋 쨘! 하고 스위치를 넣었더니, 으휴~~~! 션하게 잘만 돌아갑니다.
관리실 전기기사가 돌파리인지? 청소 잘하면 돌아가는 게 에어컨인지 좌우지간 아직까지 전화가 안오는 걸 보니 이상 없는 가 봅니다.
세계무역시장에서 한국산이 1위를 차지한 게 5개 품목이라는데 아직까지 국산제품은 풀었다가 조립하면 돌아가는 것과 안 돌아가면 발로 차던지 망치로 두드리면 더러 돌아가는 게 현실인 듯 합니다.
최고의 감동을 주는 회사에 오늘 써비스 취소 전화를 했더니 상담원 “잘 돌아가서 취소하는 거예요?” 하길래 "에나 곶감이다~~!" 하고 전화를 탁 끊어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