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증말 짜증날 만큼 덥네요!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씨에 약품을 공급하는 펌프가 말을 안 듣네요. 다이아프램정량펌프라나? 물의 톤수에 따라 자동으로 약품 량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공급하는 기계인데 며칠째 오토가 안 되서 수동으로 긴장한 체 운전하게 만드네요.
기계실이 시원한데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노지라서 땀 삐질삐질 흘리며 한번 갔다 오면 후줄근해 집니다. 그 기계회사에 써비스를 신청하는 전화를 했더니만 사장님 왈 “우리나라 젤 끄트머리 제주도에서도 더 떨어진 다른 섬에 있어서 한 열흘 기다려야 됩니다!” “아니 사장님이 직접 오시라는 게 아니고 기사를 보내주시지요?” “아~~ 우리회사에는 저 혼자 뿐입니다아~~!” “지랄..미치뿐다~~!”
그런게 오늘로 열흘째인가? 12시 30분에 그 사장님이 왔다. 기계 고치러 오는 양반이 공구도 하나 안 들고 달랑 빈손으로....
또 땀내서 현장 따라갔더니 한번 둘러보고서는 펌프를 가지고 다시와야겠다라고 한다. 그럼 오늘은 뭐하러 왔는데?~~~이 화상아?
제어실로 가서 약품투입 그래프를 켜 보여줬더니 아~~! 잘 안되네요! 한다. 잘되면 뭐하러 불렀게? 이렇게 제때 써비스도 안 되서 물 생산에 지장을 주면 제대로 보고해서 사업을 취소하던가 해야겠다니 손을 싹싹 비비면서 제주도에서 온다고 아침도 못 먹었는데 밥 좀 주라고 한다. 기가 찬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납품업자가 거래처에 오면서 음료수 한통도 없이 빈손으로 온 것만 해도 엄청 발전한 건데 이제 밥까지 달란다. 사장님을 모시고 구내식당엘 내려갔더니 얼래? 오늘 콩국수 나왔었는데 국수만 있고 콩국이 없다.
반찬도 남은 게 김치뿐이라 그것이라도 줬으면 하는데 밥이 또 찬밥이다. 말이 사장이지 참 불쌍타. 일터가 산속이니 뭐라도 대접할 게 없다. 억쑤로 미안하다. 다른 데에 써비스가면서 사먹겠단다.
펌프가지고 언제 오느냐? 니 가서 알아봐야 한단다. 독과점 품목이라서 그런지....참 배짱장사한다 싶다. 잘가라고 정문까지 바래다주려니 덥다고 절대 나오지 말란다. 그 땐 또 엔간이 싹싹하다.
해당상급 부서에 이러저러해서 약품투입에 지장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담당자 왈, “그 사장님 지금 여기 오고 있네요!” 한다. 빠르기도 한다.
사업 끊어질까봐 벌써 해명 로비하러 달려간 거였다. 배고파 죽는다고 하더니...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