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손맛^^
당직하고 인수인계도 안했는데 빨리 오라는 마누라 전홥니다. 김치 떨어졌다고...묵은지 담아야 된다고....기가 팍 죽은 배추가 아침 7시에 배달 왔다네요. 올해는 무,배추가 풍작이라서 현지에서는 갈아엎는다는 뉴스도 나오던데 그래도 시장가니 포기당 2500~3000원....ㅊㅊㅊ. 되도 않은 소통도 문제지만은 조선역사 이래로 난공불락인 이 유통체계도 정말 큰일입니다.
고춧가루하고 배추가 20만원이라네요. 치대야지 어쩌야겠습니까? 오늘 하는 말이지만 저번주 늦둥이 가을소풍 가는 날, 낼 모레 50인 마누라가 35살 먹은 담임 여선생 도시락을 쌌답니다. 이런 게 몇 년도 시츄에이션인지? 그게 뭔 짓이냐고? 말쌈 좀 하다가 좋은 게 좋다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는데요.
소풍 그 다음 날 담임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감사하다는 아주 정성스런 편지를 보냈는데 요점이 김치를 어떻게 담았는냐고? 학교 선생님 모두가 그 맛에 탄복을 했다는....(이거 진실임) 그게 누구 손 맛이었겠느냐? 이 말씀입니다.
좌우지간 세시간을 넘게 서서 허리가 뽀사지도록 배추를 비볐습니다. 3년 지난 후에 먹으려고....묵은 지 다 떨어졌다고 난리를 치더만은 김치냉장고를 열어보니 3통이 남았더군요.
손님이 오든지 마누라 친구들이 와서 밥을 먹다보면 자연 김치 맛을 논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그게 내가 치댄 김치통이지! 아니다 내가 치댄 김치다!” 서로 주장하다가 올해는 서로 자기가 치댄 김치 통에 이름을 써두자고 했는데 일하다가 보니 잊어버리고 또 그냥 저장하고 말았네요.
단풍이 곱게 들었습니다. 진짜 천연자연색인 이 불타는 빨간색 너무 아름답지 않은 지요?
열심히 김치 담은 댓가로 부추전을 부쳐준다는 데 그것 참 부추 고르는 건 나더러 하라네요. 겉절이도 한 접시 만들었습니다.
작업 끝났습니다. 12월 초에는 진짜 김장김치 담아야겠지요. 아직 허리 한번 더 뽀사져야 합니다. 김치담을 사람 없으면 연락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