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야그

놀랭이 2세!

★진달래★ 2009. 2. 18. 10:38

 

 

년전에 사무실 밑에 있는 한식당에서 암놈을 데리고 와 놀랭이 씨를 받아갔다더니 어제 그 2세를 한 마리 갖다 주고 갔습니다. 젖도 떼고 예방접종도 마쳤다고 하는데 아주 눈망울이 선하게 잘 생겼습니다.


갑자기 낯선 환경 탓인지 눈치만 보고 있는 걸 점심 밥 주면서 제 부친과 상면을 시켜줬더니 역시 짐승은 짐승인지 놀랭이란 놈은 자기 핏줄을 몰라보고 제 밥그릇이 줄어들까봐 아주 물어 죽이려고 해서 걸 따로 떼어놨습니다.


개라는 짐승이 영리하다 해도 몇 달만 안보면 제 핏줄을 몰라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 같은 놈이라고 하나 봅니다.


 

 

옇던 간에 갑자기 밥 챙겨 줄 짐승이 하나 더 생기고 보니 직원들은 자연히 큰 놈을 얼른 처리하자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하는데 ㅋㅋ 자식이 애비의 명줄을 재촉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회식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는지라 그래도 정에 약한 나이 많으신 직원을 한참 설득해서 놀랭이를 팔아 사무실 티비를 교체하자는 쪽으로 대충 말을 맞추고 있는데 먹혀들지 모르겠습니다.


좌우지간 팔든지 어쩌든지 간에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데 제 운명에 대해 천지도 모르는 이놈은 아침에 보니 반갑다고 펄쩍뛰기만 합니다. 개를 왜 사람 대하듯 하냐는 직원 말마따나 “정”이란 건 때때로 사는데 거추장스런 일도 많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