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씨비빔밥!
바람님 블로그 사진 중에서
“세상에나~~세상에나~~!”
마누라가 어제 산에 갔다가 하산 길에 점심 초대 받은 집을 이야기하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겁니다.
두어달 전에 마누라 등산 팀에 어떤 곱상한 30대 말년의 아지매가 한명 입단을 했었나 봅니다. 도시풍의 세련된 얼굴에 브랜드 등산복을 입고 왔는데 어른들 말씀에 한마디도 안 빠지고 토를 달만큼 어찌나 아는 것이 많던지 첫날부터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 라고 놀림을 받았다 합니다.
그 아지매가 입단 인사겸 하산 길에 집으로 점심초대를 했다 합니다. 등산팀 회원이 9명이라나 모두 갔던 모양인데 아파트 현관 입구부터가 좀 그렇더랍니다. 신발이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는 것이 선뜻 발을 들여놓기가 좀 그럴 정도로.....
일단은 모두 내색을 안 하고 좌정을 하고 있었더니 한참 만에 큰 양푼에다가 숟가락만 푹 꽂아서 들고 왔는데 반찬이 없어서라며 비벼서 사이좋게 먹자! 하면서 웃더랍니다.
도저히 밥이 넘어가질 안해서 대충 시늉만 하다가 물을 좀 마실까 해서 주방엘 가는데 그 집에는 가스렌지 앞 타일에다 노란 시트지를 붙여 놓았더랍니다.
안 그래도 마누라가 우리 집에도 가스렌지 앞에 기름이 많이 튀어서 시트지를 붙일까 고민하던 터라 노란시트지도 있구나 하며 슬쩍 만져 봤더라네요.
근데요....손가락이 찍 들러붙더라는 겁니다. 그게 시트지가 아니라 음식하면서 튄 기름끼가 벽에 눌어붙어서 그런 거더라네요. 흐미 도대체 몇 년이나....?
먹지도 않은 점심이 올라오려는 걸 겨우 참고 집엘 왔다나요?
“휴~ 제 꼬라지 반만 살림에 좀 신경을 쓰지....!!”
서방이 누군지 궁금하답니다.
별 걸 다 신경 쓰고 계셔. 사람 사는 거 천차만별이지! 했더니 내가 그렇게 살았으면 당신은 벌써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갔을 거야! 합니다.
다는 안 그렇겠지만 요즘 젊은 새댁들....그런 경우 왕왕 있다는 얘기 합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공부하고 직장생활 하다 보면 어디 살림 배울 시간이나 있었겠습니까?
어쩌겠는지요? 비슷한 성향의 남자 만나서 그럭저럭 살면 되지요....그럭저럭 애 낳고 살다 보면 자식들도 대충 그럭저럭 배우는 거고 ㅋㅋ....그래도 그건 좀 심하네요.
손님 초대해 놓고 양푼에다 비빔밥이라니....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