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처가 풍경^^
어버이날은 하루 지났지만 마침 당직이 안 걸린 연휴인지라 점수도 좀 따고 그 뭣이냐 어버이날 효행 체험을 적어내는 늦둥이 숙제도 있어서 처가엘 갔습니다요^^
장인영감은 어째 이 좁은 터에 자리를 잡아 사실 생각을 하셨는지? 산 끝자락이자 대문 앞이 바닷가인 곳에 집을 지어서....갈 때마다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이리저리...쩝. 저 멀리 물 건너 보이는 곳이 그 유명한 이순신 장군의 당항포 해전이 벌어진 당항포. 지금 공룡expo가 열리고 있다고!
이 좁은 집에서 새끼 아홉을 낳아 지금 다 어른 만들었으니 장인 장모 참 대단하신 분이여
연세 82인 장인어른이 근처 벌목장에서 지게로 져다가 만들어 놓은 겨울용 장작
창고에도 장작이 그득
영감 할마시 둘 뿐인 집안에 살아있는 짐승이 하나 있으니 백구라고^^ 어느 놈이 사기를 쳤는지 장인은 이게 진돗개라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똥개여. 처음 보는 우리를 십년지기 만큼이나 반가워 하는 걸 보면...ㅋㅋ!
언제 봐도 정겨운 풍경인 장독대! 바닷가라 바람이 세서 돌이 떨어져 장독을 깨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는데 여즉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대문 앞에 있는 샘물. 50여년 전에 이 집을 지으면서 샘을 만들었는데 이 물을 먹은 그 이듬해 여섯 번째로 머스마인 처남을 낳으셨다고...! 아직 한번도 샘이 마른 적 없다고 하는데 먹어보니 가히 약수인 듯...!
김영삼 이명박이라는 사람들이 장인에게 보내준 6.25참전용사 유공자 증서. 처음에는 유공자에게 월 50.000원 주던 수당이 요새는 16만원으로 올랐다고 아주 좋아하시는데..ㅊㅊ. 7년을 전쟁터에 계신 거로 치면 너무 껌값!
언제 군복은 챙겨 오셨는지ㅎㅎ. 너무 근엄해서 사진찍기가 떨릴 정도
외손주들과 한판. 밤이 새도 모자라는 6.25 전쟁이야기^^ 애들도 재미가 있으려나?
장인어른 김동조옹
삼계탕 솥에 불을 지피고 있는 저의 작품과 동서의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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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닌 곳에서 쉬는 것은 집에서 쉬는 것하고 큰 차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냥 먹고 놀다가 왔는데도 아주 피곤하더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마누라가 신문지에 돌돌 말린 것을 내놓는 것입니다. 뭐냐고 물었더니 펴보라고 그럽디다.
돈이었습니다. 장모님이 제 큰놈 대학 입학하면 양복 한 벌 사주라고 주셨다고 합니다. 마음이 울컥하더이다. 자식들에게 받은 용돈을 모아둔 돈이었을 터. 그걸 받아왔다고 마누라를 뭐라하긴 했습니다만 가슴이 찡하더군요.
처남 처제가 아홉인데 그 자식들 다 양복 사 주려면 장모님이 용돈을 얼마나 모아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들고....앞으로 처가가면 용돈을 더 넉넉히 챙겨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부모란 참으로 가슴 아린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