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랭이 살려!
그님은 언제 오나?
지난 수요일 저녁, 당직을 하고 있는데 사무실 아랫동네에 사는 노인 한 분이 개를 끌고 찾아 왔더군요. 뭐 거시기를 한번 붙여달라고. 저번에 한번 붙이고 갔다는 이야길 얼핏 듣긴 했지요.
한번 했으면 됐지 두 번씩이나 그것도 꽁짜로?ㅋㅋ 하고 있는데 노인이 인사를 하면서 개를 놀랭이 옆에다 데리고 가더군요. 끌고 온 개는 다리가 길쭉하니 러시아산 사냥개라고 하는데 놀랭이 만큼 잘 생겼더이다. 몸매 늘씬하게 잘 빠진 암컷을 본 우리 개는 너무 좋아서 난리부루스를 추는데, 젠장 데리고 온 그 개는 영 딴전을 피우더이다.
어르신 발정기가 아닌 것 같은데요? 하니까, 그 참 이상하네! 하면서 입맛만 쩝쩝 다시는데 태어나 처음으로 거사를 치르게 된 우리 놀랭이는 침을 한사발이나 흘리면서 물 건너온 암놈 위에 한번 올라타 보려고 생고생을 하더군요. 근데 넨장! 국산은 다리가 짧아 자세가 안 나오니 보기 너무 민망터이다. 언제 연습을 해봤어야 말이지요. 뭐니 뭐니 해도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암!
저번에 한번 붙였다면서요? 하니 아! 그 때는 1분도 못하고 그래서 임신이 안 된 것 같아서! 이룐! 그럼 우리 개가 조루라는 것이여? 쩝 ㅊㅊ
하옇던 러시아산 미녀가 다리 짧은 국산 100% 순수총각한테 통 마음이 없었는지 노인 말마따나 안 주려고 하면서 먼 산만 바라보다가 우리 개가 억지로 올라타서 거시기 도킹에 성공하려고 하면 팩 돌아서서 물어버리는 것입니다. 젠장! 그렇게 뺄 걸 뭣 하러 왔담?
산속에서 주인을 닮아 고고하게 도 닦으면서 금욕하고 살던 우리 개는 완전히 돌아버리더군요. 노인은 비싼 돈 들인 개가 새끼도 못 배고 마누라는 날마다 개 키우느라 드는 사료 값 아깝다고 잔소리를 해대고 참 큰일이네. 하면서 이런 개새끼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삶아 먹는 수밖에 도리가 없네! 하면서 거시기 실패에 대한 분을 못 삭이면서 내려가더군여. 오랜만에 흘래 구경 해보나 했더니...ㅋㅋㅋ.
그런데 말씀이요....일이 그렇게 끝났으면 별 문제가 아닌데, 우리 개가 그날 이후로 식음을 전폐했다는 것입니다. 밤이고 낮이고 그놈의 암캐가 올라온 산 밑 동네를 내려다보면서 얼마나 애절하게 목 놓아 우는지 보는 내가 마음이 다 아파요. 그날 밤에는 참다가 참다가 나가서 물을 쌔리 퍼질러 줬지요! 잊으라고 ..니 팔자라고^^ 죽겄어!
사람 같으면 하다못해 동남아 쪽으로 국제결혼이라도 생각해 보겠지만ㅠㅠ 이건 뭐 그것도 안 되고 그렇다고 내가 발정 난 암캐를 찾아 동네를 헤맬 수도 없고....이놈의 개새끼가 물 한모금도 안 넘기고 버티고 있으니 어설프게 2세 남기려다가 놀랭이 굶어죽게 생겼어유.
참말로 이 일을 우짜믄 좋겠습니꺼?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