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야그

추석 당직^^

★진달래★ 2011. 9. 12. 11:52

 맛있어 보이지요?

 

 

 

일찍 일어나 숙부 제사를 모시고 출근을 했습니다. 일복이 많은 탓인지 꼭 명절날은 당직에 당첨이 됩니다. 출퇴근 거리가 먼 총각직원이 어제부터 당직을 하고 있노라고 제사 모시고 좀 늦게 나오셔도 되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했지만은 그럴 수가 있습니까요?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꼭 명절 앞뒤로 복무점검이 나오기도 하니 이런 날 걸리면 빼도 박도 못하는 법입니다.


총각이 연이틀 당직을 하고 있다니까 마누라는 전이니 나물이니 찬합을 두 개나 싸서는 총각 아침밥 먹도록 얼른 갖다 주라고 합니다. 옇던 간에 퍼주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입니다. 출근길에 다니는 차가 없어서 쌩하니 정문을 들어서는데 경비실 청원경찰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종일 근무 잘 서다가 높으신 분이 들어갈 때 꼭 쉬하러 화장실 가는 바람에 항상 깨지는 사람이 청원경찰입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총각직원은 뭔가 먹고 있는 중입니다. 뭘 먹는가 물어 봤더니 본청에서 당직자 먹으라고 가져다 준 명절 보급품은 갈수록 맛과 질이 떨어진다고 구시렁거립니다.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꺼내주려고 하니 점심때 같이 먹자고 냉장고에 넣어두랍니다. 일거리를 보니 오전에는 따로 챙길 것이 없어 청사 구내로 나갔습니다. 대추가 익었으니 그거나 따서 겨울철에 물 끓여 먹어야겠습니다. 장대로 대추나무를 흔드는데 잎에 붙어 자던 모기떼가 단체로 나와 쏘아댑니다.


엄청 많은 헌혈을 하면서 대추를 땄습니다. 세상사는 재미가 뭐 별겁니까? 대추가 맛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