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야그

기술자 맞아?

★진달래★ 2012. 1. 14. 16:37

 

 호스만 새 거

 

 

어제 저녁밥을 먹는데 “갑자기 청소기가 멈췄다”고 참, 오래 썼다! 합니다. 구입한지가 좀 되긴 했지만 저번주까지만 해도 생생하게 잘 돌아가던데 뭔 소리냐고 하니 이참에 새 걸로 하나 장만해야 된다고 아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겁니다. 아들도 엔간하면 새거 하나 사라고 권하기까지ㅠㅠ, 돈이 하늘에서 툭툭 떨어지냐고?


확실하게 고쳐줄 테니 걱정 붙들어 매라고 약속하고 오늘 아침에 야심차게 청소기를 분해했지요! 신문지 깔아놓고 해부해서 온 구석구석을 눈 씻고 찾아봐도 어디 고장 난 곳이라고는 없는데 이것이 꿈쩍을 해야 말이지요?


아픈 허리를 주물러가며 두 번이나 분해하고 다시 조립을 해도 이 미친 것이 움직일 생각을 안 하는지라 분하지만 하는 수 없이 써비스센터에 들고 가기로 했는데 수리비가 5만원 이상 나오면 새 걸로 사준다는 약조를 하라고 하면서 마누라가 따라 나서더군요.


사실 청소기 손잡이 바로 아래 구부러진 부분에 약간 구멍이 나서 청테이프를 감아 놓은 것 빼고는 아직 쓸만하고요, 그나마 먼지봉투 사놓은 것도 많이 남아있으니 새로 안사도 되는데 말입니다.


써비스센터로 가서 접수를 하는데 구입 날짜가 2,000년도이더군요. 12년째 쓰게 되나 봅니다. 공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자니 이름을 부르는데 기사가 검사를 해보기나 했는지 단번에 호스만 갈면 됩니다! 이러는 겁니다. 호스를 빼고 몸통 부분만 연결해서 보여주는데 윙! 하면서 힘차게 돌아가더군요. 확실히 기술자가 뭔가 다르긴 다르나 봅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요.


마누라가 실망을 했나 모르겠는데 16,000원을 주고 호스를 갈아 끼웠지요. 돈 벌었다 싶어서 기분 좋게 집에 와서 식탁 밑의 연결선에 꽂아 스위치를 올렸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그냥 먹통인 겁니다. 돌아가야 말이지요! 일류 초기업인 대한민국 최고의 회사에서 이럴 수가 있나 싶어서 다시 가지고 가야 하나? 전화를 해볼까? 궁리를 하던 차에 스위치를 뽑는다고 연결선을 잡아 당겼더니, 된장! 쑥 끌려 나오는 것이 연결선 한쪽이 벽면 콘센터에 안 꽂혀 있었던 겁니다. 식탁 의자에 가려서 빠져 있었던 것이 안 보였던 거지요.


으휴, 참 써비스센터 돈 벌기 쉽네요. 고장도 아닌 것을 고장 났다고 해서 호스 하나 팔고ㅋㅋㅋ.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새 호스 끼운 기념으로 집안 청소만 했네요. 옇던 간에 일복은 있는 팔자라니까요.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 버얼써 지난 줄 아는데 세상인심은 아직 제자린가요?  아! 싫어요. 모르면 돈으로 막아야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