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야그
전철에서 책을 펴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진달래★
2012. 5. 9. 21:39
덥지요?
봄이 아니라 여름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 저녁으로 걸어서 출, 퇴근하는 일이 아주 힘들게 되었습니다.
자연 전철을 타고 출, 퇴근을 하게 되었는데, 세상에 요즘 너무 짧아져서 사람을 민망스럽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경전철은 맞은편 좌석과의 거리가 아주 가까울 뿐 아니라 통로에는 승객이 서서 갈 수 없는 구조입니다. 눈을 들면 그냥 상대편 눈이요 고개를 숙이면 그냥 속이 빤히 보이는 그런 형국입니다.
전철이 출발하는 쪽에는 G대학교가 있고 돌아오는 길에는 I대학교를 비롯 부산의 유수한 대학의 학생들이 전철로 하교를 합니다. 숫놈들은 별 문제가 없습니다. 가스나들이 문젭니다.
치만지 팬틴지 그런 옷을 걸친 애가 맞은편에 앉아가는 날이면 그날은 고문을 당하는 날입니다. 졸리지도 않는데 눈을 감고 출,퇴근하는 것도 고역이긴 하지만 혹시나 눈을 잘못 뒀다가 치한이 되는 '세상에 이런 일이!' 생길까 걱정입니다.
늘 책을 들고 다닙니다. 시선관리를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읽는 거는 아닙니다. 눈이 나빠져서 작은 글씨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행여나 빨간 거 노란 거 보다가 우사를 당할까 싶어서 보는 척이나 하는 겁니다.
불의의 시선으로 치한이 되기 전에 겨울이 퍼뜩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