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야그

국내연수

★진달래★ 2013. 2. 20. 18:41

 

독감 뒤끝을 헤매고 있는데 환경과 발전(전력)에 관한 국내연수가 다가왔습니다. 집 나가면 고생이요 가방모찌는 더 개고생입니다. 시의 살림이 어렵다보니 여비가 빡빡해서 잘못하다간 국수를 먹어야 할 형편이라 일행 12명의 1박2일을 조정해야 할 입장에서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9시에 공용버스를 타고 울산광역시로 달렸습니다.

 

 

 울산태화강변공원 10리대숲

 

 

예정보다 일찍 울산에 도착하는 바람에 태화강 생태공원 전망대에 올라가 구경을 하고 있자니 태화강관리단에서 나오더군요. 직원이 나와서 브리핑에 공원 안내까지 해주는데 생각 이상으로 공원이 아주 멋지더군요. 생태적인 환경에 정말 개만한 너구리가 어슬링거리며 십리대밭을 돌아다니는데 볼만했습니다.

 

총길이 48km의 태화강이 울산광역시내로 흐르는 장관하며 그 맑은 물, 그리고 16만여 평에 걸친 대공원은 정말 부러운 울산의 자랑거리였습니다. 예전 80년 초기에 잠시 현대자동차에 다닐 때만 해도 태화강물이 썩어서 악취가 진동했었는데 지금은 그 태화강물과 공원 때문에 그리로 이사를 오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답니다. 브리핑을 하는 공원관리단 직원에게는 긍지와 자신감이 철철 묻어났습니다. 의지가 충만한 지도자를 선택하면 시민의 삶의 질이 달라지는 거겠지요.

 

 

능과 총과 분이 다르다고 하는데....

 

 

울산의 일정을 마치고 차를 달려 경주를 스쳐 지났습니다. 도로가에 즐비한 능들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요즘 일본이 이슈로 삼고 있는 독도의 날이 생각나더군요. 이번 독도의 날은 일본 정부 인사를 초청해서 거대하게 치른다고 하는데 우리 조상들이 왜구를 무찌르던 그때 싹을 잘랐더라면 지금 이런 일들이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주시내의 쌈밥집에 들러 점심을 먹는데 밥값을 생각하다 보니 정말 먹을 게 없었습니다. 요즘 야채 값이 많이 올랐나 싶더라고요.

 

 

영덕 풍력발전(주)

 

 

버스를 달려 영덕에 도착했습니다. 영덕군 풍력발전 회사를 찾아 산을 올랐습니다. 동해안에 폭설이 내린다더니 눈을 뒤집어 쓴 소나무들이 한 폭의 묵화 같았습니다. 산구릉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들이 이국의 기분을 느끼게 하더군요. 네들란드 풍차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회사의 부장이 나와서 브리핑과 안내를 해주는데 참 열심히 하더군요.

 

애초에 풍력발전의 사업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 국내의 은행이나 자본가들이 외면하는 바람에 프랑스 은행의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바람만 불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자연의 힘에 의해 년간 100억 원의 전기를 만들어 한전에 매각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회사운영을 프랑스인이 한다고 하더군요. 드래프트에서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 국내야구단 감독들 덕분에 미국 가서 크게 된 박찬호와는 정반대가 되고 말았더군요.

 

영덕에서 일정을 마치고 울진으로 달렸습니다. 잠자리가 직원단체에서 관리하는 리조트에 숙박 예약을 해뒀기 때문입니다. 누군 영덕에 가면 맛 좋은 대게가 어쩌니 했지만 쌈밥에다 삼겹살 저녁을 먹고 좁은 콘도 방에 네명이 자는데 밤새 코고는 소리가 한여름밤 천둥소리 같았습니다.

 

퉁퉁부운 눈으로 일어나 해장국을 먹고 부산환경자원공원사업소를 향해 가는데 일정을 변경하자는 의견이 나오더군요. 가방모찌는 그냥 윗분들 의향에 따르는 일뿐입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일간지 기자들이 연방 전화를 해서 연수계획과 일정표를 달라고 합니다. 뭔가 또 물어뜯어보려는 거겠지요. 연수결과보고서 작성과 이런 기자들의 행태가 싫어서 연수 참가를 꺼리는 상황입니다. 다음달에는 싱가폴 도시경전철운영참관이 있는데 벌써 슬슬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