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할머니의 귓뜸
며칠전부터 아내가 오른쪽 팔이 저리다고 하더군여. 나이가 드니까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건지? 외과병원에 며칠을 갔다가 차도가 없어서 집근처 한의원에 다니더군요. 한의사가 말하길, 이건 잘 낫지 않는 병이라 침을 한 100대 맞아야 된다나 뭐라나? 헐, 의사가 씨방 농담을 하는건가? 싶더라고요.
어제 이틀째 한의원을 간 모양인데, 퇴근하고 가니까 아내가 세상에 누굴 믿어야 될까? 하며 혀를 끌끌 차더이다. 무슨 일인고 하면?
어제는 낮에 볼일이 있어서 한의원에 일찍 갔던 모양인데, 간호사들이 청소를 하고 있고 대기실에는 머리가 허연 팔순 할머니가 먼저와 있더라네요. 그래서 어르신 일찍 오셨네요! 하고 인사를 하고 맞은편에 앉아 있자니 그 어르신이, 어디가 안 좋아서 왔냐고 묻더라네요. 그래서 팔이 저려서 왔다니까, 빤히 쳐다보더니 자기 옆으로 와서 앉으라고 하더랍니다.
팔 저린 거는 이 병원 와서는 절대 낫는 게 아니니 자기가 일러주는 그 병원에 한 번 가보라고 하더랍니다. 어르신도 팔이 저려서 이 병원에 근 10개월을 다니다가 우연히 그 병원 소문을 듣고 갔는데 며칠 만에 다 나았다고,
간호사 들을까봐 소리죽여 소곤소곤 말하는데 우스워죽을 뻔 했답니다.
그래서 아내는 그 병원을 나와 어르신이 일러준 통증클리닉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그 병원 의사 왈, 이곳저곳 여러 병원 다니셨지요? 하기에 외과에 가서 뼈주사도 맞고 한의원도 다녔다 하니, 허허 참 이건 병도 아니에요.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팔에 주사를 놓고 한 번만 더 나오세요. 해서 집에 왔는데 팔이 아주 좋아진 게 느껴진다는 거지요.
그럼 그렇게 안 낫는 한의원에 할머니는 왜 또 와서 앉아있는 건지도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팔이 많이 나았다고 하니 안심이 되긴 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팔 근육에 이상이 온거 같은데 뼈주사니 침 100대니.....셋중에 몇은 돌팔이인 것 같은데....의사면허증을 돈주고 산건 아니겠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