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여름휴가는?
휴가 다녀오셨는지요?
저는 업무상으로도 여유가 생기고 또 직장에서도 휴가를 장려하는 분위기인지라 며칠 휴가를 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원에서 알바를 뛰는 아들이 방학이라도 집에 내려올 시간이 없어 겸사겸사 상경하게 되었답니다. 큰 여행용 가방에 먹을 거 입을 거 가득 채워서 ktx에 올랐습니다. 콩만한 아들 원룸에서 가족 넷이 3박4일을 지낼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어쨌든 휴가 기분은 났습니다.
서울역에서 마중 나온 아들을 만나 평소에 자주 간다는 원룸 근처 짬뽕집에서 늦은 아침밥을 해결했는데 진짜 맛이 괜찮았습니다. 촌에서 왔다고 주인 아줌마가 공기밥까지 서비스로 주더군요. 짬뽕에 한우가 들어간 것은 처음 먹어봤습니다.
원룸에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가 작은 아들이 가보자는 대학을 찾아갔습니다. 뭐 고3을 앞둔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을 구경시켜 주는 것이 학구열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나 뭐라나...옇던 간에 연세대를 둘러보러 갔는데 행정대학원 건물을 둘러싼 담쟁이넝쿨의 웅장함에 아들이 감탄을 하더군요. 대학의 역사와 전통이 묻어나는 광경에 반했나 보더이다. 다시 관악구 서울대를 보러 갔는데 구내를 통과하는 시내버스며 여기 저기 산재한 건물이며 우리 동네 대학 구내만 보다가 놀랬던 모양입니다. 학구열이 높아졌나 모르겠습니다.
오후에 광화문을 가서 경복궁을 둘러보는데 그 많은 궁전들이 왜란 때 다 소실되어 아직 2/3가 복구되지 못했다는 글을 보니 화가 나더군요. 마침 소나기가 쏟아져 비 내리는 경복궁 처마 밑에서 조선말 세계의 역학구도 안에서 헤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던 고종, 순종, 민비, 연산군 등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러다 나라를 말아 먹었다는 생각에 분노가....ㅎㅎㅎ.
그리고 왕이 된 남자, 신기전, 왕의 남자 등등 경복궁에서 촬영한 영화 장면 얘기를 한참 나눴지요. 덕분에 저녁에는 심야극장에 가서 ‘명량’을 보기로 했는데, 젠장, 옆자리에 앉은 커플이 얼마나 수다를 떨고 부시럭거리는지 영화에 집중이 안되서...나도 영화비 냈거든! 하고 소리 지를뻔 했습니다. 좌우지간 '명량' 하고 '군도'를 속시원하고 의미 깊게 감상을 했습니다.
63빌딩 전망대에도 가 보고 남산타워 그리고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도 다녀왔습니다. 바다 같은 호수를 끼고 있는 공원을 달리는 고양시민 복 받았더군요. 참 멋졌습니다.
연세대 행정대학원
서울대 법학대 앞 이준열사 동상.
뛰어난 인물은 반드시 조국을 위하여 생명의 피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더군요. 요즘 겉만 애국자인 인간이 너무 많지요?
서울대 학생들은 공부를 어떻게 하는가 싶어 중앙도서관을 갔는데 ‘증’이 없으면 출입을 못하게 했더군요. 하는 수 없이 입구 벽면 낙서판에 소감을 한줄 남기고 왔습니다. 섭섭해서....ㅋㅋ
연세대 구내에 있는 언더우드 설립자관
광화문 입구
시간이 늦어 껍데기만 바라본 국립민속박물관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변
일산 호수공원
일산 호수공원의 낙조와 시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