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야그

종일 울다!

★진달래★ 2014. 12. 28. 13:06




아들이 친구들과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오더니 너무 좋더라고 엄마 아버지 보러 갈 때 한 번 더 봤으면 하더군요. 가족 망년회도 별로 의미 있게 보내지 못한 이유를 달아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그 영화도 볼만하다 해서 오전, 오후로 예매를 했더랍니다.

 

“국제시장”을 보는데 영화관 자리가 빼꼭하게 차더군요. 처음에는 그저 일상의 삶이려니 했는데 점점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흥남부두 철수장면이라든지 옛 시절의 그림들에 정말 빠져들게 되더군요. 컴퓨터로 그래픽이라나 뭔가 옇던 대단하게 한 마디로 실감이 나더란 말입니다.

 

구석구석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고 마누라도 아들도 울고.....영화 후반 부분에 주인공이 미국으로 입양 가서 살고 있던 막내여동생과 국제통화 중 혈육을 확인하는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쪼로록 흐르더군요.

 

일제 치하 때 우리 아버지가 헤어졌다는 큰아버지의 이야기도 생각나고 지원해서 월남전을 다녀온 형 생각도 했습니다. 형의 월남전 보수로 당시에 아버지가 논을 2천 평을 사서 가족들이 쌀밥을 먹게 됐다는 이야기도.



점심을 먹고 도서관 간다는 아들을 데려다 주고 아내와 저는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와 “님아, ....” 그 영화를 봤는데 사람이 한 평생을 살다 어떻게 소멸해 가는지를 잘 보여주더군요. 100% 다큐는 아니더라도 남남에서 부부로 살다 이승과 저승으로 갈라지는 그 숙명에 사람이 어떻게 순응해 가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국제시장보다는 흐느끼는 관객이 더 많더군요.

 

2014년도 마지막 토요일을 종일 울다가 보냈습니다. 그런데 진짜 돈이 아깝지 않더라고요. 두 영화가 다 사람의 일생을 그린 내용이라서 그런지 그 여운이 애잔하게 한참 동안 남아 있더이다. 흥남부두 철수 때 헤어져 평생을 그리워한 아버지에게 드리는 주인공의 방백,

 

“아버지 나 잘 살았지요? 참 힘들었단 말입니다!”


과연 나는 저 나이가 되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반문하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