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야그

서울휴가

★진달래★ 2016. 7. 31. 14:03

올 휴가도 작년처럼 귀경하여 콧구멍만한 원룸에서 네 식구가 뒤엉켜 3박4일을 보내고 왔습니다. 아들들은 좋아서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맛집 탐방을 하고 저녁에는 2차 3차 음주를 즐겼지만 따라 다니는 노친네들은 영 죽을 맛이었습니다. 발바닥에 불이 나는 듯했습니다. 마누라가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자고 했지만 얼마나 볕이 뜨거운지 엄두를 못 내고 안에 들어가 석조전이니 중화문이니 둘러보다가 대한문 수문장 교대식을 보고 그랬습니다. 인증사진은 필수지요.

 

 

석조전

 

옛집과 새집

 

 

근데 석조전 앞 그늘막에 앉아 있는데 참새들이 먹을 걸 달라고 모여들더군요. 서울참새들은 먹이가 부족한지 삐쩍 말라 있어서 먹던 싸만코를 찢어서 던져 줬더니 정말 잘 먹더이다. 서울 참새는 불쌍해요....ㅋㅋ.

 

 

북촌 한옥마을에 갔는데 글쎄 그게 무슨 관광지가 되는지 궁금하더만요. 집집마다 제발 좀 조용히 해달라고 공지문을 붙여놨는데 그 사람들도 참 안타까운 것이 그 시끄러운 중국관광객들 떠드는 소리를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같이 들으며 살아야 된다는 게....ㅊㅊㅊ. 댓돌 위에 놓인 고무신 두 켤례를 보니 저 작은 고무신이 저렇게 크는 것이 정말 공짜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애들을 보니 말이지요.

 

 

정부에 독설을 날린 명지스님이 주지로 있었던 봉은사엘 갔는데 마침 연꽃 축제를 하고 있더만요. 빨간 고무통에 심은 연꽃을 늘어놓고 축제를 하는데 글쎄 그 연꽃을 보면서 염화시중의 미소를 읽을 수 있으려나요? 식구들 마다 열심히 빌었네요....간절한 게 있으니까....다 자기욕심이겠지요!

 

말은 안했지만 마누라는 얼른 집에 갔으면 하는 눈치가 절실하더군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내 집이 최고다!...하는데 애들은 왜 서울이 좋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 뽁짝거리는 동네가 왜 좋은지 진짜 모르겠네요.....휴 덥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