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농사를 어쩌라고!
yesterday 즉 어제 되겠습니다.
야심하지 않는 초저녁 7시쯤......꼭 체크해야 할 지방방송 프로가 있어서 티비 앞에 앉아 있었지요.
어슴프레한 정보에 의하면 어저께 있었던 기관장의 인터뷰 내용이 방송된다는 거였습니다요. 하는 일이 뭐 그런 인터뷰의 내용이나 시나리오를 끄적거리는 일이다 본께로......먹고살기 위해서는 아니 볼 수 없었던 프로인데......정보의 부실 탓인지.......결국은 못 봤습니다.
그런데 채널을 돌리다 보니 12번인가 에서 사람들이 떼거지로 하동의 담배잎 생산 농가를 방문하여 수확하는 장면을 르포로 보여주는 느티나무 통신이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마가 벗겨질 듯한 땡볕에 자원봉사자들과 높으신 군수님이 참석하신 걸로 보아 자동으로 허리가 잘 굽혀지는 양반들도 안보여서 그렇지 많이 나왔을 것입니다.
담배 잎 농사...농사치고 안 힘든 노동이 있을까만은 담배잎 농사도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습니다. 시퍼른 담배 잎으로 물결치는 논 앞에서 등치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과 설레발로 한 몸값하는 사내 MC가 동문이라고는 강조하지 않겠습니다만.....문제는 프로에 나오는 인물들의 좀 이상한 대화에 관한 겁니다.
프로의 목적이 자원봉사자들과 군수가 공사다망한 와중에 딸리는 일손으로 노고가 큰 농민의 고생을 덜어주기 위하여 담뱃잎을 수확하러 갔다는 것인데 MC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군수님 그 많은 대화꺼리 놔두고 하필이면 “저는 담배를 안 피웁니다” 해서 담배잎 농사짓는 농민들 힘 빠지게 할 필요 뭐 있겠으며......방향을 그쪽으로 몰고 간 MC 심각히 반성해야 된다고 봅니다.
마이크 본부로 넘어가니 패널로 참석한 어떤 가수 한가락 더 보태 “ 그 독한 걸 왜 피워!” 하는 데에는 정말 실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땡볕에 나가 담배잎 수확을 거들면서 결국 담배잎 생산 농가를 죽이자는 것인지... 하동군 공보실에서는 얼른 농가의 반발에 대비한 해명서 만들어 둬야 하지 싶습니다.
가뜩이나 건강의 적으로 금연 운동이 활발해 생산과 판로에 애를 먹고 있는 하동군 담배잎 생산농가......군수님에게 배신감 느끼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느티나무 통신의 해괴한 대화 시나리오에 통석의 념과 아울러 싸릿대 100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