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야그

살아가야지.....

★진달래★ 2005. 7. 20. 09:49
 

 

이른 아침에 현관 벨이 울립니다.

아내가 받으니 그냥 끊습니다.


잠시 후 또 울립니다.

눈꼽도 안 뗀 늦둥이 받으니 또 끊는답니다.


“누꼬!”

아내 약간 신경질 냅니다. 식사준비 중인지라 나가보지는 않습니다.


씻고 나오니 또 벨이 울려 제가 받았습니다.

“누구세요?”


하얗게 센 머리를 산발하신 왠 할머니 한분이 꺼져가는 목소리로 인터폰에 대고 말씀을 하십니다.


“옆집이 문을 안 열어줘서.....”

얼른 옷을 입고 나갔습니다.


암으로 하늘나라 간 며느리 대신 시어머니께서 손주 돌보러 오셨는가 봅니다.

 

바깥주인 되시는 양반은 직장이 멀어 6시에 출근하고 혼자 있는 아들 더 자다가 학교 지각하기 일쑤고 아침 밥 굶는 건 너무 뻔한 일입니다.


한참 문을 두드리고 이름을 불러서야 기석이 놈이 눈 비비며 “할머니!” 하고 나옵니다.


한 가정의 엄마 위치가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지 남을 통해 절감하는 중입니다. 간간이 아내가 간식을 나눠주는 모양인데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보면 늘 맘만 아픕니다.

 

가신 분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바깥주인 빨리 새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삶이란 항상 산사람 중심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