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 가다
물론 말단은 아침부터 열나게 개장식 과정을 체크해서 어른을 모시고 수행을 갔지요. 부산 강서구 범방동과 김해시 장유면 수가리 일대 124만여평에 걸쳐 조성된 경마장! 과히 구경도 한번 못해본 촌놈을 아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빤스만 입은 무용팀도 오고 판 틀어놓고 입만 벙긋거리는 카수도 몇이 와서 시늉을 했습니다. 하도 광장이 넓고 입장하는 게이트가 여러 군데다 보니 구멍을 못 찾아 일반인들이 줄서 있는 자리에 멋도 모르고 어르신 줄 서시게 했다가 한방 얻어먹고 겨우 안내원 찾아서 VIP 구멍으로 입장 했습니다.
무전기 든 폼나는 가이드 붙잡고 본부석 지도를 보니 VIP자리 우측 서열 6번째라 잽싸게 어른을 모시고 땀 삘삘 흘리며 안내를 했는데 웬걸 우떤 양반이 개폼 잡고 앉아 있는 것입니다. 좌석마다 제 명패가 붙어 있거늘 이 피플이 왠 망발이란 말이슈?
그 참 어디가나 국민을 왕으로 모셔야 할 입장이라 자리 비켜 달라 하기가 난감하기 그지 없으나 그것은 존나 힘없는 우리들 생각이고 5초만 더 기다리게 해다간 뭣이라도 날라 올 형편이라 양해를 구하고 명패를 보자고 했더니 이 잉간이 군말 없이 일어나서 나가더군요. 자기 자리 아닌 줄 알면서 앉아서 똥폼 잡았단 말이지 씨방! 그 자리하나 딸려고 얼매나 쌩똥을 쌌는데 이 싸람들이.....속으로 엄청 나무랬습니다.
경마본부장 썰 풀고 지사 썰 풀고 내가 내다 하는 사람들 다 마이크 잡고 썰 풀고.....나는 땡볕에 뒤통수 다 끄실렀습니다. 국민 최고의 스포츠로 경마를 육성한다는데 글씨....최고의 도박이 아닐는지...얼마나 많은 호구들이 속창시를 뒤빌는지....축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하는데...말 키워서 잡아 묵을래나?
옇던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왔더군요. 할매 할배들 기념품 수건하나 받을려고 뽁고찌지고....본부 사무실 올라가서 VIP 선물 챙기고 보이 이쁜 가스나들 훌러덩 벗고 쌩쇼하는 거 다 끝나 버렸습디다. 에그 아까버라.....
그런 것도 보고 대우 받을래면 우짜든동 출세를 쪼매 해야하는데 맨날 헐레벌떡 뛰가서 자리나 잡아 놓고 선물이나 챙기고.....사는 기 와 이런지 몰겠심다. 사람 위에 사람 없다 카더만은 넨장.... 뜨그랄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