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피자피자피자
어제 산에 가는 길에 겨울등산복을 수선하러 갔더니 사장님 왈 두 번째 골목 새로 생긴 피자집이 판촉행사를 하는데 5처넌에 두판을 준다는 거였심다. 애들이 등산을 안갔으면 안갔지 이판에 피자는 꼭 사야한다기에 그 골목을 찾아갔지요.
하느님 맙소사 세상에 피자 못 먹어 죽은 귀신이 씌었는지 거짓말 좀 보태서 사람들이 100미터 정도 줄을 섰더라 이말입니다. 도저히 그 줄 꽁무니에 붙어 서 있을 용기가 안나서 산에 갔다 내려오면서 사가지고 가자고 애들은 꼬셔서는 저녁 느지막히 좀 줄어든 줄 끝에 섰다 이말입니다.
근디 한 20여분 서 있었나 종업원인 듯한 멀끔한 놈이 하나 나오더니 나한테 하는 대사가 “선생님 11시가 넘겠는데요!” 하는 겁니다. 넨장.....영업을 밤 11시까지 하는데 니는 그 시간까지 안되니 씰데없이 추운데 줄 서서 섣달 포수 뭐 떨듯이 떨지 말고 집에 가라 뭐 그말이었습니다. 늦둥이 성질 이빠이 내더군요. 우리나라는 뭐라해도 줄을 잘 서야 하는데.....
일요일인 오늘 아침 머스마 셋이서 대청소를 깨깟이 했습니다. 갑자기 어저께부터 마누라님이 어디서 들었는지 스팀이 나오는 마대청소기가 좋다는데 그걸 안사주면 집안청소를 스트라이크 하는 것은 물론 숫놈 셋이서 보름에 한번씩 대청소를 하든지말든지 니들 맘대로 하라해서 어쩔 수 없이 마누라님 감독하에 숫놈 셋이서 대청소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고는 와이프랑 산엘 갔지요. 세시간을 걷고 내려오다가 마누라님이 그 골목에 한번 더 가보자고 해서 갔더니 흐미....여전히 줄이 50미터쯤 서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붙여논 쪽지를 보니 판촉행사가 내일도 아니고 오늘 밤11시가 마지막이란 겁니다.
마누라님 눈에 불이 번쩍 하는 것 같더니 날더러 등산 쪼끼를 벗어달라고 하면서 먼저 집에 가라는 겁니다. 밤 11시가 아니라 새벽 4시까지라도 오늘 5처넌에 피자 두판 꼭 받아오겠다는 겁니다.
날도 쌀쌀하고 해서 엔간하면 1만3처넌 주고 애들 한판 시켜주지 뭐 그만 가자했더니 “이 사람이 재벌 났네!” 하는 표정입니다. 돈 마넌 주고 오면서 피자집 아가씨한테 지금 꽁지에 줄 서면 몇시에 가능하냐? 고 물었더니 6시쯤 될 거라 합니다.
하이고 지금 2시 40분인데 그넘의 피자를 받을려면 세시간을 넘게 줄을 서야 하는데 새끼들 먹여 살리려는 모정에 눈물 콧물이 다 빠질라 합니다.
애들이 이런 부모 맘을 10분지 1이나 알려나요? 짜식들 현관 벨을 서너번이나 눌러도 인터넷 게임에 빠져서는 서로 문 열어주는 걸 미루고 있습디다. 한대씩 쥐어박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