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1번째
CGV 상가 내 푸드뱅크에서 애들 간식을 사주는데 주인아지매 뭔 영화를 보러오셨냐고 하길래 “왕의남자” 라 했더니 씨익 쪼개면서 그걸 이제 보시느냐고? 여지껏 뭣했냐고? 하는데....이룐.....영화를 꼭 개봉할 적에 봐야하는 건지...그런 벱이 어디 적혀 있냐고? 툴툴거리는데.....
아들넘.....아빠는 왜 영화제목을 이야기 하냐고...쪽 팔리지 않냐고.....짜식이 애비가 먹고 살기 바빠서 영화를 좀 늦게 보기로서니 이해를 못하고 쩝.....오늘 온 것만 해도 어딘데.....애비가 매일 늦지....지놈이 새벽 1시에 마치고 오지....어디 시간이 맞아야 영화를 보든지 말든지 할꺼 아녀?
오늘도 겨우 식구 넷이 시간이 맞아 영화를 보러 온건 데 말이지...것도 마누라는 결혼식이 저녁 9시에 있다고 안보면 안 된다고 영화 보러 못 간다는 걸 겨우 꼬셔서 극장을 왔는데 말이지.....알고 보니 그 결혼식이란 게 SBS “하늘이시여” 란 드라마에 주인공이 결혼하는 날이라더만....나 미쳐여!
그 큰 극장에.....히히히....늦게 보긴 하는건가벼.....관객이 꼭 13명이더만. 조용한 게 영화 감상에 아주 최적이었어. 저번 스크린쿼터제 1인시위도 있었다시피 배우들 밉상스러워서 방화는 잘 안보는 편인데 동막골 이후 그런대로 잘 만든 영화더구만.
도중에 홀낏 쳐다보니 아들 두 놈 중 큰 넘은 삼매지경에 빠져 있고 늦둥이는 부시럭거리며 오징어 먹기에 바쁘고 드라마 봐야 한다고 극장 안오겠다던 마누라는 눈언저리가 번질번질하는 것이 울고 있더구먼. 넨장 눈물은 흔해 가지고...여자들이란!!!!
공길이 그놈 허리 돌아가는 걸 보니 영판 기집애더구만....1300만이 봤다나 어쨌다나? 작품성 있는 영화는 관객이 들기 마련인 고로 예술은 실력으로 승부해야 혀. 1인 시위가 뭔 소용이여?
8시 45분에 영화 마치고 저녁 먹으러 가자는데 마누라 펄쩍 뛰는 겨! 시간 보니 아직 결혼식 안했겠다라는 거지. 쌩하니 밟아서 집에 도착하니 구왕모하고 자경이 면사포 쓰고 막 입장하더군.
극장에서 질질 짜던 여자가 언제 그랬냐 싶게 좋아서 입이 헤벌래해 가지고 연속극에 빠져 있는데...나랑 결혼할 때도 저리 좋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넨장 마님 연속극 보고 있지....애들은 배고프다고 난리지....하는 수 없이 토스트 구워 먹었네.
가장 노릇 정말 힘들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