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인사^*^
하산할 시간이 다 된 즈음에 동시작가한테서 전화가 왔지 몹니까?
6시 30분까지 문화의 집으로 나오라는 거죠. 뭔 일이냐고? 캐물었더니 아~~! 복귀신청 해 놓고 무슨 소리하냐? 는 겁니다.
자다가 봉창 뚫고 사돈허벅지 파스 떼 주는 소리더군요. 근 8년 동안 발을 끊었던 문인협회에 누가 복귀신청을 해놨다는 말인지....작년 12월 월례회 때 복귀의결이 됐다네요.
권하는 장사 밑지지 않는다 하고 좋다고 할 때 뭐 해라는 말도 있고 해서 말 나온 김에 참석을 할까 하는데 연락을 들은 어떤 회원이 자기 차로 가자고 하더군요.
정기총회에다 밥 먹고 술 먹고 마침 저한테 전화를 하신 그 양반이 임기 2년의 문협회장에 추대도 되고 해서 금상첨화더군요. 근데 아무리 수사를 해봐도 누가 복귀신청을 했는지 아무도 모르더군요. 귀신이 울다갈 일이지요.
협회의 내부 분란으로 제가 발을 끊은 8년 새에 덕망이 높은 쟁쟁한 학자와 어르신들이 포진되어 협회가 가당찮게 발전을 했더군요. 회원이 80여명이나 되서 누가 누군지 모를 판에 초기 선배라고 상석을 하도 권해서....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불감위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엉엉~~~!
한 동네 회원의 차를 얻어 타고 돌아오는데 또 전화가 와설랑 시인모임인 포엠하우스 회원들이 환영회를 해준다고 모여 있다는 겁니다. 40대 초중반의 회원 일곱이 앉아 있는데 그렇게 술 잘 먹는 여자들은 처음 봤습니다.
무조건 원샷하자면서 폭탄주를 물 먹듯이...아이구....사람 살려!...그렇게 취해서는 밤새 후벼파는 가슴으로 글을 쓴답니다. 요즘 시집을 사서 시를 읽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음 걱정스럽더라고요.
술 자리하면서 은연 중 자기들 시파에 동참하면 어떻겠냐? 고 하는데....것 참! 한 동안 발을 끊었던 이유가 이런 계파 놀음 때문인데....
큰 번거로움 없이 올해 회장단이 구성되었습니다만 사람 사는 어디나 다 그렇듯이 글쟁이들도 감투욕심이 대단해서 회장단 선출 때마다 자기 계파에서 회장을 내려는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벌어지곤 하지요.
회원이 다수인 시부문과 수필부문이 늘 대립되곤 하는데 내리 6년 째 시부문에서 회장단이 입성을 하는 모양입니다.
좌우지간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귀가를 했더니 마누라가 회원의 안부를 물어보는데 글쎄 80년대의 지인들이 다들 종적을 감추고 제가 고참 5위에 랭크됐더라는 말입니다.
족적도 없이 그렇게 그렇게 나이만 먹어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