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일터야그 261

2025년도 취업

면접 장소에 15분 전에는 입실 금지라고 해서 14분을 남기고 도착했더니 이미 다른 서류 합격자들이 친필 확인에 필요한 문서에 서명하고 있었다. 최종 서류 합격자가 세 명인데 한 명은 교사 출신, 한 명은 대기업 출신이고 한 명은 나였다. 세 장의 서류를 쓰라고 해서 보니 지원서와 친필을 대조하기 위해 현장에서 필체를 확인하는 서류였다. 법이 많이 바뀌었나 보다. 대기실로 와 면접을 기다리는 중에 담당자가 와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갔는데 면접자들을 둘러보니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데도 모두가 백발이다.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정석이 아니지만 그래도 관공서에 일자리를 얻으러 온 사람치고는 두 사람 모두 무던한 듯했다. 운동화도 좀 그렇고 집에서 입던 잠바? 롱패딩도 예의는 아니지 않을까? 내가..

일터야그 2025.02.07

재계약

1월 30일 14:00시 박물관 보조운영자 면접이 있었다. 작년엔 서류 합격자가 4명이었는데 올해는 두 명이었다. 규정도 까다로워지고 자격증명 서류가 많아졌다. 면접 대기 중에 한사람이 포기한다고 했다. 교사 출신이라더니 경쟁율이 확 줄었다. 단독면접이라지만 역시나 조금은 긴장이 되었다. 외부면접관인 교수가 박물관, 미술관 진흥법에 대해 질문했다. 헉! 보조운영자에게 법 관련이라니...? 혹시나 싶어 외워두었던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12조에 대해 나름대로 답변을 했다. 면접관들끼리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속삭이는게 보였다. 공무원인 듯한 다른 두 면접관은 현장근무 중 애로와 관람객의 불만사항 대처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이론을 공부한 사람과 실무를 아는 사람의 질문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작년에 겪..

일터야그 2024.02.05

인간군상

사무실 앞으로 삼계~진영간 국도가 지나간다. 오토바이 한 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며 달린다. 이 좁은 나라에서 어딜 그리 급하게 가누? 비싼 걸 하나 산 모양이다? 니 인생도 앞으로 쫙쫙 뻗어나가길.... 미시라 하나? 젊은 새댁이 어린 딸 둘을 데리고 박물관에 왔다. 20대로 보이는데 아이가 둘이라니 나이가 가늠되지 않는다. 근데 작은 딸이 너무 운다. 악을 써대며 우는 데도 전혀 달래지 않는다. 달랠 기미도 안 보인다. 다른 관람객이 시끄럽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아이를 좀 달래라든가 바람을 좀 쐬고 오라든가 하면 바로 갑질이라고 항의할 것 같은 인상이다.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나갔다. 1~2층을 관람하는데 보통 20여분이 소요된다. 딸을 동반한 여자분은 족히 두 시간 넘게 딸과 도란도란 관람..

일터야그 202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