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애들야그 135

무척 길었던 하루.....

늦둥이 아들이 어제 지방직 시험보는 날이었습니다. 시험장소가 다른 이웃시여서 하루 전날 모텔을 예약해둔 곳에 데려다 주고 왔지요. 평소에 공부를 좀 더하지 시험 전날 공부한다고 메고가는 가방이 엄청 무겁더만요. 어제 아침 6시에 일어났으니 모닝콜 안 해줘도 된다기에 알았다 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인데 속이 타서 숯덩이가 되지만 스트레스 받을까봐 평상시에도 시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속으로 기도만 하고 지냈는데 시험이 끝난 시간인데도 연락이 없는 겁니다. 점심을 먹나? 시험을 망쳤나? 비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고 박물관 옆의 숲을 때리는 빗소리가 큰 파도소리처럼 들리는데 느지막하게 전화가 울리더군요. 아들이었어요. 울고 있더군요.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는 버스에서 내리다 카드를 바닥..

애들야그 2024.06.23

입주

2023.9.2. 아파트 입주. 아들이 세들어 살고 있던 빌라주인이 이사를 10여일 앞두고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을 제때 못 줄 수도 있다고 연락을 해왔단다. 그런 일이 생길까 싶어 3개월 전쯤에 재계약을 안 하겠노라고 미리 전화를 했었는데 말이다. 무주택자의 설움이란 것이 이런 경우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열불을 내 따져봐야 건물주는 좌우지간 “그리 알라!” 라는 똥배짱이다. 빌라 두 동을 임대업으로 등록한 임대업주라 설마 했었는데 그놈이 그놈인지? 이사 나갈 사람이 속이 타서 세입자를 구하느라 동분서주 간이 다 탔다.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계약하고 리모델링을 해서 입주하기로 일정을 다 짜놓고 있던 아들에게는 시일이 안 맞으면 큰일이었다.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물주는 바쁘다..

애들야그 2023.09.03

아들 국외 출장

오후 5시 48분에 보낸 텔레그램에 밤 11시가 넘도록 소식이 없어서 내심 혼자 걱정하다가 혹시나 작은아들하고 문자가 있었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바쁘겠죠!’하고는 무심하게 말한다. 설마 무슨 일이 있겠냐? 하면서도 새벽에 자다 깨 꾸물거리다가 7시쯤 캐나다에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찜찜한 마음에 걱정이 더 되는데 아침밥을 먹으면서 어제부터 소식이 없다고 마누라에게 말하니 괜한 걱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스치는 미세한 안면근육의 움직임으로 보아 마누라도 걱정이 되나 보다. 사과를 먹는데 연락이 온다. 시차 적응이 덜 됐는지 아직도 잠들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어제는 학생들과 뒤풀이를 하느라 늦게 잠들었다고 했다. 유월 마지막 주에 캐나다 출장을 간다고 집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지난 10일 대전지역 장학생 ..

애들야그 202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