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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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추석 연휴 이틀이 근무가 잡혀 어린 손녀도 볼 겸 미리 추석 쇠러 아들네에 갔다. 삼대 온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핏줄의 흐름에 즐거워하는 동안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공부만은 자신 있었다는 며느리가 다섯 시간 동안 준비했다는 저녁 만찬은 맛의 유무를 떠나 모두 감동했다. 책 보고 방송 보고 만들었다는 데 노력이 가상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들 집 거실에 하루 자도 좋겠더니만 굳이 숙소를 예약했다고 아들이 호텔까지 태워다 주고 갔다. 부모님 불편하셔서 안 된다는데 사실 며느리가 더 불편한 건 아니었을까? 36층 지상에서 내려다보는 시가지 전경은 죽여줬다. 해진 후 보이는 야경은 우주에서 내려다보이는 지구의 모습이지 않을까? 한동안 아내는 창가를 떠나지 못했다. 잘 정리된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변을 따라..

집안야그 2026.10.13

꼰대

부추꽃 작은아들이 광역시에서 시민문화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데, 시민이 문화 강좌를 신청해 대회의실에서 청취하기까지에는 참으로 많은 절차가 소모된다고 한다. 기획안이 결정되면-기획안 결정에 시간이 많이 소모됨- 포스트 제작하여 각 기관에 협조 요청 공문, 그리고 강사 섭외, 강의 초안 검토, 출연료 조정에 심지어는 지리를 잘 모르는 외지 강사인 경우 기차역에서 픽업까지 동선을 정해야 한다나. 얼마 전 한 문화 강좌가 있었는데 시작 30여 분 전에 어떤 할아버지가 와서 막무가내로 강좌에 참석하겠다고 입실하려고 했단다. 그 문화 강좌는 한 달 전에 예약받은, 분임조 토의와 과제가 있는 강의라 사전 등록이 안 된 어르신은 참석할 수 없다고 공손히 설명하자니,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요즘 세상에 안 되는 게 어..

애들야그 2026.09.15

에이....C..

엘리베이터가 막 닫히려는데 누가 공동 현관문 키를 누르더군요.엘리베이터를 잡고 기다렸어요. 옷 차림이 스마트한 청년이 타더군요."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저도 목례를 했어요. 참 예의 바른 젊은이구나! 하면서."그렇게 안 챙기셔도 되는데..."또 목례를 했어요. 인사가 좀 과하다 싶긴 했어요.그러다 집에 도착해 내리려는데 뒤에서 그러더군요."다음에는 제가 자리를 한번 만들지요!"무선 이어폰으로 통화 중이었나 봅니다.날도 더운데 혼자 북 치고 장구 쳤네요.뻘쭘했어요.아니라고 말이나 하든가.. 넨장.. 후우..

세상야그 202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