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화난야그 95

능력을 보여 주소서

그녀는 2번을 찍었다. 보수 중에 상보수, 내가 보기엔 꼴통 보수에 가깝다. 항상 김X신을 영부인님이라 깍듯이 호칭하고 학위논문이 표절이라는 뉴스에 불같이 흥분한다. 일가친척이나 형제간에도 정치 얘기는 금물이지만 그녀를 보면 가끔은 정말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학대학을 나왔고 흔하디흔한 시인이면서 전도사다. 그런데 정치 이야기만 빼면 그녀는 너무 순수해서 언행이 항상 나이 든 이쁜 소녀다.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선생님 책은 너무 재밌어요. 읽느라 늦잠을 잤어요’ ‘안 그래도 숱이 적은데 다 빠져서 늘 빵모자 쓰고 있네요!’ 암이란다. 남편 되시는 분도 같은 병원 중환자실에 있다고 했다. 걸어 나와서 대중과 호흡하고 언젠가 함께 갔었던 50년 전통의 봉리단길 중국집에서 자장면 먹기는 어려울 것 ..

화난야그 202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