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세상야그

간절곶

★진달래★ 2016. 9. 17. 14:02

 

 

내 마음이 간절하여 간절곶으로 가 써지지 않는 펜으로 그 이유를 담아 우체통에 넣는다. 시원한 답장은 언제쯤 올까? 한가위에 바닷가를 찾은 이 수많은 사람들. 태양이 가장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는 이곳. 나는 쓸쓸함을 감추려 먼 수평선을 바라본다. 아버지로 가장으로 남편으로 많은 날들을 인내하며 살아왔는데 나는 아직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상에 이렇게 혼자 버려진 기분은 무엇일까? 바다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피해 나는 등대에 오른다. 똑 같은 바다. 똑 같은 일상인데 나는 혼란하다.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 남기기에 정신이 없는 아들과 아내. 가족이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또 다른 세상에서 각자 살아가는 타인들이 아닐까? 먼 곳에서 배가 움직인다. 저 큰 배의 선장도 갈등과 번민이 있겠지? 해는 저물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주인 잃어 짖는 애완견과 애정무비에 빠진 연인과 넘쳐 흐르는 쓰레기만 남는다. 나도 이제 가야한다. 가긴 싫지만 아니 갈 수 없는 내 스스로 자초한 혼란과 갈등의 그 자리로.......

 

 

 

 

'세상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  (0) 2016.12.21
후~~~~  (0) 2016.11.28
서울휴가  (0) 2016.07.31
벌금 10만원 내겠다고 난리.....  (0) 2016.06.30
반지갑  (0) 201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