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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진달래★ 2018. 1. 29. 15:19

 

 

일요일이었던 어제 점심은 호박죽과 호박전이었습니다. 작년 만추 즈음에 텃밭을 하는 직장 동료가 선물로 준 호박 껍질을 벗기고 잘게 채를 쓰는 일에 제가 당첨되었습니다. 하기사 동원될 일꾼도 저 하나뿐이긴 하지만요.

 

요즘 까면 깔수록 그 속을 더 알 수 없는 인간들이 많은데 비해 호박은 쓱쓱 감자칼 두어 번에 얌전히 그 노란 속을 다 보여주더군요. 호박은 참 착해요.

 

호박채 썰기는 요령이 좀 필요하더군요. 욕심내서 빨리 하려고 하다가는 손가락 피부 벗겨 먹기에 딱 이더군요. 이때껏 호박전 먹을 때는 잘 몰랐었는데 실지 채썰기를 해보니 그게 보통 힘 드는 일이 아니더이다.

 

호박 덩어리가 클 때는 밀기가 쉬운데 점점 작아져서 조금 남았을 때가 신경 많이 쓰이더군요. 아까워하다가는 손톱이 채칼에 휙~~끔찍! 요즘 가끔씩 마누라의 집안일에 공감가는 일이 잦은 걸 보면 제가 나이를 먹긴 먹나 봅니다. 아니면 영식님, 일식씨, 이식군의 스토리가 실감나서일까요?

 

어쨌든 호박죽과 전은 맛이 괜찮았습니다. 제가 좀 거들었으니 맛없다고 하기도 뭣하지만요! 겨울 별미로 호박죽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