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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낙동강 탐사 후!

★진달래★ 2007. 12. 17. 13:45
 

사흘간에 걸친 낙동강 탐사 잘 다녀왔습니다. 집 나서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한번은 갔다 올만 하더군요. 다시 가라면 재고해 봐야겠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는 것하고 인솔자로 가는 것하고는 피곤함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남지 철교

 

경남 창령군 남지읍 남지철교 아래 강변입니다. 첫 채수지역이었는데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고도 하고 곧 물이 국가의 자산으로 등장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 이런 강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는 큰 복을 받은 선택된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동댐

 

안동댐 전경입니다. 원활한 물 공급은 물론 자연관광자원으로도 손색이 없는 아주 멋진 곳이었습니다. 미리 협조공문을 보내지 않아 댐내부를 둘러보지 못했습니다만 머지않은 장래에 이런 수자원을 가진 자치단체는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임하댐

 

임하댐 모습입니다. 안동댐에서 멀지 않는 곳에 있던데 역시나 관광객이 대형버스를 타고 와서 돌아보고 있더군요. 부러웠습니다.


안동에서 하루를 머물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오기도 쉽지 않은데 지역향토음식이라도 먹자고 했었습니다만 결국은 삼겹살에 소주를 먹게 되었습니다. 나이 어린 직원들의 의견 따라 니들 먹고 싶은 데로 해라고는 했지만 안동 찜닭이나 간고등어를 한번 접하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모텔을 잡았더니 따뜻한 물도 안나오는데 여종업원이 현금영수증도 끊을 줄 몰라 짜증이 났습니다. 밤늦게까지 술 먹는 직원들 뒤치다꺼리 해 주고 나니 잠이고 뭐고....


6시에 일어나 직원들과 해장국을 먹고 태백시를 향해서 길을 떠났습니다. 깍아지른 절벽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정말 경기 탓인지 다른 차가 안보이더군요. 운전연습하기 좋다라는 말이 다 나왔습니다.


 태백석탄박물관

 

광산업이 부흥하던 시절에 석탄과 관광으로 명성이 더 높던 태백시의 최근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광부들이 다 떠나 철거하기에도 놔두기에도 흉물스런 텅빈 아파트 단지하며 산 곳곳에 뻥 뚫린 갱구의 모습하며 방하나 부엌하나에 바람구멍 쑹쑹 뚫린 철암역 앞 광부들의 판자촌 모습하며....가슴이 찌릿했습니다.


 갱내사고 구조요원들 복원모습

 

그런데 그렇게 다 허무러져 가는 판자촌에 서너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바 인근한 정선카지노에서 가산을 다 털려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의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못 공원

 

낙동강 물줄기가 시작되는 강원도 태백시 중심부에 위치한 황지못입니다.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 볼 때는 아주 잘 정돈된 웅장한 관광지로 인식을 하고 갔더랬는데 아주 작은 공원이었습니다. 역시나 노인분들이 많이 앉아서 볕을 쬐고 있었구요. 작은 연못 속에는 1급수에만 서식한다는 제법 큰 산천어가 유유히 놀고 있었습니다.


 

황지못을 떠나 석탄박물관을 관람했습니다. 왜 사람들이 석탄을 캐는 광부들을 막장인생이라고 했었는지? 박물관을 보고나서 실감을 했습니다.

 

땅속 수 백미터 막장에서 목숨을 내놓고 석탄을 캐면서 먹는 사각형 양은도시락....아빠 오늘도 무사히 돌아오세요! 라는 표어하며 꿈자리 사납던지 출근하는 광부의 앞길을 여자가 가로질러가면 그날은 출근을 삼간다는 수칙하며....광부의 삶은 너무 고달펐습니다.    


 고령을 지나는 낙동강

 

밤길을 달려 제천시에 도착해서는 지난밤의 경험도 있고 해서 좀 괜찮아 보이는 모텔에 들었습니다. 일만냥을 더 준 모텔은 뜨거운 물이 펑펑 쏟아지고 침대랑 실내가 거의 호텔수준이었습니다.


근데 참 이상한 것이 화장실 문도 벽도 다 유리로 된 것이 연인이 아닌 숫놈끼리 하룻밤 거하기에는 아주 불편했습니다. 완전 불륜커플용이더군요. ㅊㅊ


 

새벽밥을 먹고 제천시에 있는 박달재에 갔었습니다. 노래로 너무 유명한 울고 넘는 박달재에 뭔가 볼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영하 5도의 날씨를 뚫고 산을 올랐지요.

 

비포장 산길의 453미터 높이에 위치한 박달재는 한겨울 찬바람에 나무조각품만 추위에 떨고....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만 나온다네요....ㅎㅎ


누군가 그러더군요.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없는 것은 없고 있을 것은 다 있다는 화개장터에 가보면 그 노래 부른 가수까지 욕하게 되더라는....뭐 볼게 별로 없었습니다.


화원 고령 왜관을 지나면서 채수를 한 후 경주에 도착했습니다. 제 블로그 지인 중에는 경주분이 많아서인지 느낌이 새롭더군요.


보문단지 입구에서 점심을 하게 됐는데 한정식이 가격에 비해 초라했습니다. 관광지의 밥이 다 그러려니 했었지만 외래관광객을 생각하면 경주의 이미지에 타격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소주도 한병에 4000원이나...ㅋ


금요일 늦게 돌아와 잔무를 처리하고 이제사 감회를 올립니다. 윗지방에는 아주 춥더군요. 눈이 내려 도로는 얼어붙어 있고 한산한 도로가  근래의 우리나라 경제를 대변하고 있더군요.


석탄이 고갈된 태백시의 현상황을 보노라니 자원 부족한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새삼 고민해 보아야할 것 같은 필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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