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일터야그

구설수

★진달래★ 2008. 9. 1. 11:30

 

 

9월 첫주 첫날을 구설수로 시작합니다.

사람이 쉽게 피곤해지는 일 중의 하나가 업무상 많은 사람을 대하는 일과

타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일 것입니다.


인사이동에 일언반구 내 의견을 피력한 일이 없었건마는 필요로 하는 부서와 보내줄 수 없다는 부서 간에 알력이 발생하고 그 틈새에 끼인 나는 구설수에 올라 이리저리 해명해야 하는 얼토당토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나가나 문제가 발생하는 저 같은 직원은 참 많이 피곤한 인간이 아닐까? 윗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생깁니다.


며칠간은 머리 처박고 입 다물고 살아야겠습니다. 

 

 

 

기분이 별로라서 며칠 전부터 문 닫은 사무실 밑 포장마차를 보고 졸작시 하나

끄적거렸습니다

 

 

       

포장마차

                                  


달포 넘게

포차만 휑하니


웃자란 잡초는 트럭의 내장을 기웃거리고

한쪽으로 기운 유리창 틈새로 산그림자 아득하다


저녁 무렵이면 나타나던 허름한 엘란트라가 사라진 후

실눈으로 오뎅 국물의 간을 맞추던 그 여자도 사라지고

그 여자가 심은 공터의 호박잎도 시들기 시작했다


한잔에 500원하던 가냘픈 그 여자의 종이컵 커피와

셋트에 천원이던 샌드위치는 정말 괜찮았는데


오늘,

생림고개 넘어 납품 가던 20톤 트럭 기사가

포차 앞을 한참 서성이던 것을 보고서도

나는 아무 말도 해주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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