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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불쌍한 놀랭이

★진달래★ 2009. 1. 7. 09:36

 

 

인물 훤하지요?

 

 매일 점심시간에 도시락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몇 년 만에 먹어보는 도시락인지? 지금은 초기라서 그렇겠지만 아침마다 마누라도 옛날 향수 때문인지 도시락을 아주 열심히 맛나게 싸주는 편인데

 

들리는 직원들의 소문에 의하면 두서너 달만 지나면 귀찮다고 “마~~! 그냥 시켜 먹어라!” 고 한다하더군요. 그래도 저는 열심히 도시락을 가지고 다닐 생각입니다.


예전에 직원들이 이용하던 중국집에 밥값 계산해 주러 들린 적이 있었는데 주방환경이 얼마나 더럽던지 당직하고 빈속으로 들린 제가 토할 뻔 했던 겁니다. 물론 두 번 다시 시켜먹는 짓을 안했습니다.


 

일 터

 

어제는 모처럼 직원 총 4명 중 셋이 모여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기는 직원 세명이 다 모여 점심 같이 하기도 정말 어렵다고 합니다 ㅋㅋ. 놀랭이는 점심 먹다가 뭘 좀 남겨주지나 않나 기대하는 눈짓으로 유리창 너머에서 고개를 빼들고 지켜보고.....흐.


한참 도시락을 먹는데 주무부서에서 직원이 오더군요. 우리 직원들이 쓸 물품이나 전자결재가 안되는 공문을 가지고 오는데 커피를 한잔하면서 놀랭이 사료가 다 됐다는 이야기 끝에 기가 막힌 말을 하더군요.


5월에 직원 한분이 정년퇴직을 하는데 놀랭이로 그 때 회식한다는 겁니다. 너무 커서 전직원이 다 먹어도 되겠다는....간이 덜컥하더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직원을 따르는 개를....몇 년을 가족으로 같이 당직한 도우미를....!


절대 안된다고 사람이 어째 그럴 수 있느냐고? 반대를 했더니만 저보고 개를 사람 취급하시는 거냐고? 여태껏 그렇게 해왔다고....요새 삼랑진 시장에 강아지가 나오는지 알아보고 한 마리를 다시 사와야겠다고....이런! 이런..! 세상에....ㅠㅠㅠ.


전보되어 온지 일주일도 안된 내가 이 조직의 문화를 바꿔놓기는 힘들겠지만 분명한 것은 놀랭이 여생이 앞으로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어찌나 맘이 심란하던지....어제는 놀랭이한테 커피를 한잔 끓여줬더니 밥그릇이 닳도록 핥아 먹더이다.


인간은 참으로 잔인하고도 독한 동물이외다. 먹을 게 귀하던 옛날이라면 또 모를까 돈만 있으면 먹을 게 천지삐까리인 이 세상에 스스로 키우던 개를 잡아먹는다니....이건 생각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개보다 못한 짐승이외다. 짐승!

 

아...사람이 싫다.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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