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
“보험 들었나?”
술자리에 갔더니 직원들이 서로 이런 자조적인 인사를 나누더군요. 곧 있을 선거에 가능성 있는 후보에게 줄을 잘 섰는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날마다 선거중립을 지켜라! 줄서지 마라! 등등의 공문들이 날아오지만 그런 말을 하는 놈들이 벌써 줄을 서고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줄!
그게 서려고 해서 서지지도 않는 거지만 서고 싶다고 해도 어느 줄에 서야 되는지를 몰라서도 못 서고 또 표도 별로 없는 사람은 줄에 끼워주지도 않겠지요.
일만 잘한다고 해서 승진과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새까만 신입들도 아는 일! 혈연이나 지연, 학연 중에 어느 하나도 해당사항 없는 맨땅에 헤딩해야 되는 저 같은 사람은 줄이라도 잘 서야 뭔가 희망의 끈을 잡는 것인데ㅠㅠ.
근데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지 저한테는 튼튼한 동앗줄이 잘 보이지가 않는 겁니다. 이 줄인가 하면 저 줄인 거 같고 저 줄인가 하면 이 줄인 거 같고, 그렇다고 오냐! 어서 오너라! 하고 끼워줄 후보자도 없고ㅎㅎㅎ.
그 흔한 줄도 하나 없어서 너무 슬픈 나머지 막걸리만 내리 퍼먹고 집엘 갔는데, 아! 마누라가 김해김씨인 걸 깜박했었네요! 이번 시장선거에 김해김씨 출신이 한 사람 출마를 했으니까요...ㅊㅊ. 그래서 스스로 위로를 했습니다. 나도 끈이 하나 있구나! 마누라가 김해김씨의 시조이신 김수로왕의 후손이니 지연은 있군....기쁘다....너무 너무...네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