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막 커피 한잔을 마시려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형님! 오늘 산에 있는 날입니까?”
“그래. 오랜만이다!”
손님이 왔습니다. 지금은 백수가 된 전 시장의 비서입니다. 전 시장도 백수가 됐네요.
턱수염이 수더분하니 가벼운 옷차림으로 아직은 백수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4년여 전에 별정직 시장 비서로 화려하게 입성했던 지가 어저께 같은데 백수라니-_-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당을 달리하는 새 시장에게는 적군의 비서요. 그런 사람을 챙겨주자니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의 입장이 또 난처한 것이겠지요.
날씨도 뜨거운데 마시고 열 받으라는 건지 술을 한 병 남기고 갔습니다. 형님도 이제 산 아래로 내려가야 되지 않겠냐고? 너무 오래 산에 있으면 머리 깎을지도 모른다고? 되레 내 걱정만 해주더이다.
승용차 문을 열면서... 시장 비서라고 사돈의 팔촌에 옷깃만 스쳐도 부탁을 해대던 그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처럼 발길을 뚝 끊어버리니 세상이 멈춰 서버린 것 같다고-_- 속세의 인심을 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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