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을 정리하던 마누라가 출장 때 사온 미국 독립기념 유리컵을 내놓으면서 말하기를 “버리든가? 바꿔오든가!” 하더군요. 기관장 가까이서 일할 때 외국 나가면 가방모찌로 따라다니다 보니 한두 개 모이던 외국 동전이 한 컵이나 되는데 이게 버리자니 아깝고 환전하러가자니 뭔가 낯간지럽고 그랬던 것이지요.
그래서 이왕 말 나온 김에 바꿔나 주는지 은행에 전화를 해봤더니 일반은행에서는 아예 동전은 취급도 안하고 외환은행에서도 환전은 해주는데 동전은 50%를 까고 바꿔준답니다.
그것도 환전이 되는 동전도 있고 안 되는 동전도 있고 해서 그걸 고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오래되다 보니 이게 어느 나라 동전인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살 때는 100%. 바꿀 때는 50%. 떫으면 출세를 하라가 아니고 입국할 때 동전은 남겨오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16년 가까이 가방 들고 따라다녔더니 온갖 동전이 다 보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원 달러! 원 달러! 하면서 졸졸 따라다니던 캄보디아나 인도네시아의 그 작은 아이들한테 인심이나 쓸걸!
예전엔 물 건너가면 기념으로 동전 하나씩 남겨오고 그랬는데 요즘은 이게 쓰레기가 될 판이네요. 전국적으로 장롱 속에서 놀고 있는 외국 동전도 엄청날 것인데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동전을 쓰려고 일부러 비행기를 탈 수도 없고....음....돈에 녹이 다 쓸다니...부자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