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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야그

가족신년회

★진달래★ 2011. 1. 8. 19:25

 

 

CGV영화관이 꼭 술집처럼 보이네

 

 

우리 가족끼리는 신년회를 안 하느냐고 해서 마침 늦둥이도 학원을 쉬고 저도 비번인 날이라 스케쥴을 거창하게 잡아 신년회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방학 이후 집에 내려온 큰놈은 아직 아침밥 한번 같이 먹어 본적이 없는데도 신년회하기로 한 날은 아침 6시에 일어나 단장을 하고 있더군요. 신이 난 사람은 누구보다도 늦둥이겠지요!


빵과 과일로 아침을 해결하고 일단 첫 코스로 그동안 늦둥이가 별러 온 영화를 조조로 한판 때리기로 했지요. 저번에 심형래 영화 “디워”는 그리 보러가자고 하더니 어쩐 일인지 이번 영화 “갓파더” 는 말도 꺼내지 않더군요. 그걸 보자고 했더니 애들이 웃기만 하더군요. 어쨌든 만화영화 앤드 환상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봤습니다.


주인공들이 흠씬 자라서 해리포터 1편과는 느낌이 좀 달랐지만은 뭐 그런대로 볼만 했습니다. 영화를 한참 보다가 마누라가 없어져서 찾아봤더니 영화관 뒤편에서 허리돌리기 운동을 하고 있더군요. 재미가 열나게 없었나 봅디다. 나중 영화감상의 느낌을 이야기하는데 큰놈은 책 내용하고 영화가 너무 많이 틀리다고 했고 늦둥이는 다른 거는 생각도 안 나고 여자주인공 헤르미온느가 너무 예쁘다고만 하더군요.ㅎㅎ.

 

삼만원짜리 조개구이 한판

 

 

영화가 끝나고 나니 12시가 가까워져서 점심은 진해시 웅동에 있는 망상도를 가서 조개구이와 회를 먹기로 하였습니다. 전에 망상도를 가다가 한참을 헤맨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네비를 동반해 갔더니 자알 가지더군요. 역시 바닷가 어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세상 어디를 가나 돈이 문제지 맛있는 것도 꽉 차고 말입니다.


좀 조용한 식당을 들어가 조개구이를 시켰는데 망상도 조개구이 집은 손님이 석가탄 위에 조개를 골라서 구워먹는 재미가 없게 해버리더군요. 옛날 양은도시락에 조개를 전부 까서 버섯이랑 채소와 섞어 삶아먹는 방식으로 해주는데 별로이더이다. 그래도 애들은 특이한 방법이라고 잘 먹더군요. 한판에 삼 만원인데 별로 먹을 게 없었습니다.


 

회썰어 파는 가게

 

 

입만 버렸다고 해서 이번에는 회를 사가지고 초고추장 집에 가서 먹는 걸 한번 해보자고 해서 회를 사러 갔습니다. 해수가 질펀한 골목골목마다 사람이 어찌나 넘치는지 어물전에서 회를 고르는 것도 힘들더군요. 돔하고 우럭 광어를 주문해서 회 뜨는 걸 구경하고 있는데 그집 주인이 어디 아시는 고추장집이 있냐고 묻더니 잘하는 집이라고 소개를 해주더군요. 쉼터라는 집을 찾아갔는데 마침 자리가 없어서 넨장, 뻘쭘하게 서 있자니 같이 온 사람들이 서로를 못 찾아서 따로 상을 차리고 있는 팀이 있어서 재수 좋게 자리가 나더군요.


촌에서 단체로 회를 먹으로 오신 건지 도대체 진짜 시끄럽게 떠들더니 나중에는 싸우기까지 하는데 음식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회를 먹었네요. 그래도 매운탕은 맛이 좋아서 그럭저럭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부산경남공동경마장

 

 

점심을 해결하고 돌아오는 길에 잘 찍어서 오늘 밥값이라도 한번 벌어보자고 하면서 경마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이 부산경남공동경마장은 개장할 당시에 개장축사를 하러 가는 VIP를 수행했던 곳인데 오랜만에 가족들과 같이 가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빈자리가 없이 많은 사람들이 와글와글, 좋은 말로 여가를 즐기는 곳이고 솔직하게는 돈 놓고 돈 먹기하는 도박장인데 사람들이 넘치더군요. 층마다 넘치고 넘치는 수 천명의 사람들. 왜 한국마사회 직원은 봉급도 빵빵하고 복지수준이 높은지 짐작이 갔습니다.하하.


 

스크린 경마 전광판

 

우리 가족도 경마장 왔으니 마권이라도 한번 사보자고 하면서 서로 맘에 드는 말을 골라서 서울 7경주의 마권을 샀는데 크크크. 그게 그리 잘 맞을 것 같으면 직장 그만두고 경마장으로 출근하는 게 먹고 살기에 더 편한 일이겠지요. 네 장의 마권이 꽝을 맞는 순간 6번 마와 7번 마를 두고 망설였던 마누라가 6번 마를 찍었는데 7번이 우승을 해버리더군요. 속으로 22배의 배당금을 계산했던 마누라가 아깝다고 해서 한 번 더 해보기로 하고 서울 8경주의 마권을 샀는데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나더군요. 뭐 찍기만 하면 돈을 딸 것 같았던지 애들은 그게 왜 안 맞느냐고 억울해하는데 아직 인생의 쓴맛을 알 나이가 안 된 거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경마장을 나와서 주차장을 갔는데 네 식구가 근 30여분을 돌아다녔는데도 차를 못찾겠는거 있지요? 결국은 경비실에 가서 차를 좀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경비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 차를 찾아주더군요. 그런 사람들이 자주 있는가 봅디다. 경마장 주차장이 워낙 넓어서 처음 오는 사람들은 차를 잊어먹게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꽝된 마권

 

 

 경마장에서 차를 돌려 집을 오는데 뜬금없이 마누라가 큰놈 태워 먹는 잠바 이야기를 하면서 옷 하나 사줘야 된다는 겁니다. 오늘 완전 작정을 했더군요. 아웃웨어 대리점 골목을 갔더니 대부분 30% 세일을 하고 있는데 입어 봤다하면 20만원입디다. 왜 맨날 형만 옷 사주느냐는 늦둥이까지 하나 걸치고 나니 엔간히 지갑이 가벼워지더군요. 아, 전에 그 브랜드에서 태운 옷을 A/S만 해줬더라면 이번에도 거기서 옷을 샀을텐데 말입니다.


집 앞 골목에 다 왔는데 마누라가 말이지요. 지금 집에 가서 밥을 하기는 좀 그렇다고 하더군요. 오늘 아침 8시에 나가서 저녁 7시에 들오면서 쓴 돈이 얼만데 이 마누라가 지금 제정신이냐 싶긴 했지만 오랜만에 화기애애해진 가족분위기를 깨기는 뭣하더군요. 추운지 다들 뜨거운 거 먹자고 해서 바지락칼국수 집엘 가서 4인분을 시켜 먹는데 자꾸만 칼국수에 염분수치가 높다는 뉴스도 생각나고 메뉴판에 중국배추를 쓴다는 것도 찜찜하고 그렇더군요.


여름에 4,500원 했었지 싶은 칼국수 1인분이 5,500원인 것을 보니 삶의 경제 체감지수가 아주 높아졌더군요. 근데 말입니다. 식사하는데 번거로울까봐 싶어서 모른척했던 직원이 먼저 나가면서 우리 먹은 것까지 계산을 해놨더군요.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인데 그렇게 마음을 써줘서 고맙기도 하지만 좀 마음속에 부담을 가지게 생겼습니다.


드라마보고 있던 마누라가 오늘 돈 쓴 거 계산 한번 해봐라 해서 영수증 꺼내 펴보고 있는데 조용해서 쳐다봤더니 벌써 자고 있더군요. 그래서 푹 자라고 TV 끄면 언제 깼는지 “TV 왜 꺼냐?” 고 하니 참 신기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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