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일터야그

삶이란......

★진달래★ 2013. 6. 7. 14:01

 

고성군 상족암 둘레길

 

 

 

지난 목요일 퇴근하면서 그가 쓰러졌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는 VIP 1호차 기사였다. 자주 술을 마시는 탓으로 몇 번인가 VIP 수행에 펑크를 냈다가 결국 그는 하위과로 전보가 됐었다. 그것이 지난 1월이었다.

 

현충일 아침에 태극기를 달고 있는데 부고가 떴다. 채 하루룰 못 넘기고 이승에서의 소풍을 마친 것이었다. 다리에 힘이 없어서 노상 걷는 듯 멈춘 듯 살더니 갈 때는 성격도 참 급했다.

 

점심시간에 그가 운전했던 1호차를 타고 문상을 갔다. 그가 그렇게 오래 모셨던 VIP는 간부들과 이른 점심을 먹는다고 옻닭 잘하는 식당으로 이미 행차하셨다고 했다. 부의금 봉투는 주고 갔는지?

 

초주검이 된 미망인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의 나이는 올해 51세다. 몸이 안 좋다는 낌새를 느꼈을 때 그는 병원가기를 두려워했다고 한다. 늘 병원을 간다고 했던 게 거짓이었다고 했다. 술 때문에 일찍 생을 마감한 그에게 나는 술을 올렸다. 이게 무슨 아이러니한 현상인가?

 

된장국에 급히 점심을 해결하고 돌아오니 청내에는 ‘마시자 한 잔의 술’이라는 노래가 앵콜로 방송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몹시 길게 느껴졌다. 현충일에 그가 소천했으니 태극기 달 때마다 생각이 나려나? 우리네 삶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또 한다.

 

 

 

 

 

 

 

 

 

 

'일터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심도와 통영 미륵산  (0) 2013.07.26
사람 없음^^  (0) 2013.06.10
상족암이 암자?ㅋㅋㅋ  (0) 2013.05.14
밥과 김치가 무지 생각나더라는....  (0) 2013.03.16
가방모찌는 싫어요ㅠㅠ  (0) 201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