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급한지 이넘의 날씨가 봄을 생략허고 완죤 한여름으로 달려가 버렸는가 싶습니다. 잠시 나갔다 왔는데 온몸이 후줄근하게 육수로 젖습니다.
출근 댓바람에 재작년 홀로되어 80이 낼모래인 부산사시는 작은 아부지가 전화를 해서는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무지 절친한 친구분의 아들이 사업상 엄치 어려운 처지에 빠졌은께로 퍼뜩 가서 알어 봐 주라고 숨을 가쁘게 오르내리쉬는 것이었음다.
먼소린지 도대체 알수 엄써서 천천히 앞 뒤 간격을 맞춰 일렬종대로 쭈욱 말씀을 하시라고....대답을 안하고 지둘렸더니 듣고 있냐? “잘 들어보거래이...”설명을 하시는데....머냐면 3대가 다리몽댕이 몬 뻗고 살도록 해뻐리겠다고 노프신 대통령이 단칼로 내리쳐 도마를 작살내 버린 청탁건이었음다.
야그를 들어보니까 글씨 택도 없는 불법행위를 씸도 없는 내를 통해 OK시키볼라는 모양인데 참말 나를 넘넘 과대평가 하시는 모양이셔. 촌동네 오지에 사는 일학무식의 할배맨쿠로 관청에서 묵고 사는 놈 한놈을 알기만 하면 모든 행정이 저절로 이뤄지는 걸로 아시는 건 아닐테지. 쩝.
그래도 아버지 돌아가신 후 우리 집 끗발이 1번인 무시할 수 없는 어른인 관계로 금방 가보겠심니다. 고 대답을 한 것이 오후 4시가 되야서 쏟아지는 땡볕을 뚫고 그 사장을 찾아가 봤쉽니다. 물론 그 청탁자를 만나기 전에 전화를 넣어 사정을 들어봤더니 전화로는 곤란하다고 죄송하지만 자기 사무실에서 보자는 겁니다. 그 참 바쁜 사람을 오라가라 보통 사람이 아니구만 하면서도 서열1번의 명이라 어쩔 수 없었심다.
그 양반 엄청 좋고 화려한 집무실에서 저를 턱 기다리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나한테 전혀 부탁을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늙은 모친께서 우리 작은 아부지한테로 전화를 해버리셨노라고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시는 겁니다. 알고 보니 서열1번께서 강조하신 그 절친한 친구분은 하늘나라에 가신지 꽤 오래 됐더만요.
그 젊은 사장의 이야기인 즉 이렇게 일부러 나를 만나 이야기 하고 사정을 의논한 것이 우리 서열 1번의 전화를 통해 자기 모친의 귀에 들어간다면 모친이 무지 안심을 할 것이고 자기가 자식 사업에 일조했다고 뿌듯해 할 거 아니냐면서 죄송하지만 양해해 달라는 겁니다.
마음 씀씀이가 참 효성스럽더구만요. 그 젊은 사장이 세를 주고 있는 건물의 정화조가 거주인구에 비해 작은 용량으로 무슨 처분을 받은 모양인데 “순리대로 살아야지요!” 하면서 그 사장 무슨 부담금인지 과태료인지 좌우지간 고지서를 내보이더라구요.
여직원이 율무차 한잔 주는 거 마시고 그 사무실을 나오면서 보니까 으므나....덩치도 당당한 에쿠스가 터억 주차되어 있는 것이...말딴 월급쟁이의 기를 사정없이 눌러 주더만요.
일딴은 암도 한 것 없이 서열 1순위 어르신에게 한건 해결 자알 했노라고 보고를 드렸심니다. 지금쯤 큰집 조카 능력 있다고 입이 쭈욱 안 찢어지셨나 모르겠쉽니다.
덥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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