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빌린야그

고추농사

★진달래★ 2006. 5. 23. 11:29

                                  

 

어느 마을 위 아래집이 나란히 고추를 심었다.

 

마침 위아랫집의 밭이 붙어 있어서 작황이 한눈에 다 드러나 보이는데 윗밭 고추는 기고만장하며 풍년을 이루는데 아랫밭은 고추들이 시들시들한거라.

 
괴이하게 생각한 아랫집 주인이 그 까닭을 곰곰히 생각해봐도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느라 늦어진 어느 밤에 하릴없이 고추밭으로 나갔는데 어- 이게 왠 재변이람.

글쎄 윗집 안주인이 고추밭 이랑을 휘젖고 다니는데 컴컴한 밤에 봐도 분명 속옷을 안입은거라 그러자 더 기함을 할 일은 윗집 안주인이 하체를 드러내며 고추밭 이랑을 휘젖기 시작하자 고추나무에서 졸고있던 고추들이 잠이 깨어나면서 불끈불끈 성을 내기 시작하더니 무작정 커지기 시작하게 아닌가.

 
아하- 작황의 비밀이 거기 있었구나.

무릎을 치고 돌아온 아랫집 주인이 곤히 자고있는 두 딸을 부리나케 깨워선 홋치마 바람으로 고추밭으로 내몰았겠다.

 

그러나 어쩌랴 아랫집 고추농사는 완전히 망치고 말았으니--- 그 까닭이야 뻔하지 않은가.

 

과년한 처녀 둘이서 하체를 드러낸 채 휘젓고 다녔으니 지나치게 흥분한 고추들이 모조리 터져버린 것은 당연지사- 이를 애석하다 어찌 말로 다 표현하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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